[TV 마주보기]MBC 「다큐스페셜-5·18」

  • 입력 1997년 5월 29일 09시 25분


80년 5월 광주. 전남도청과 상무관 앞에 쌓여 있던 시체들. 쓰레기차에 실려 묻힐 곳을 찾아 떠돌던 시신들은 망월동묘지에 버려졌다.

17년 뒤인 올해 정부는 5.18을 국가 기념일로 정했다. 광주의 아픔을 딛고 화합과 화해의 길로 나서자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광주의 아픔은 이제 다스려질 것인가.

MBC 「다큐 스페셜 5.18 사라진 작전 보고서」는 이같은 의문을 제시한다.

「다큐스페셜」은 사망자 및 부상자 숫자 등 5.18의 가장 민감한 부분들이 아직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다고 본다. 유족들과 당시 군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암매장과 행방불명자 문제를 둘러싼 광주의 의혹도 추적한다.

당시 군지휘관이 밝히는 시체처리 과정과 광주 곳곳의 가매장터에서 발견되는 유골들을 통해 상당수가 암매장되었으리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부상의 후유증으로 진통제에 의지해 살면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과 함께 남겨진 광주의 상처를 되짚어 본다.

「다큐스페셜」은 상처가 아물지 않고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5.18책임자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을 조명하면서 사면론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한다.

진정한 화해는 「진실」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 「다큐스페셜」의 주장. 불완전한 사태규명과 형식적인 화해 제스처는 상처를 더 깊고 오래 남긴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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