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일반인에게는 마피아 영화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얘기다. 가끔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무대위의 긴장을 못이긴 연예인들의 방황과 참회, 그리고고 박정희 전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의 애달픈 사연이 가깝다면 가까운 얘기랄까.
헌데 검찰에 따르면 마약사범이 이런 특수층만의 얘기가 아니란다. 지난 한 해 동안 검거된 마약 사범은 6천여명. 수치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투약자는 연예인 유흥업종사자뿐 아니라 학생 주부 농민 회사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단순 호기심에서 시작해 성적 쾌감을 늘리기 위해 마약에 빠지는 등 세기말적 퇴폐 징후를 보이고 있다.
「MBC 다큐스페셜―르포, 97마약전선을 가다」는 서울지검 마약수사과 수사팀을 한달동안 밀착 취재했다. 수사관의 활동을 통해 국내 마약사범의 실태를 보여주려 한 것.
단순 투약자를 붙잡는 장면에서부터 나아가 미끼를 던진 후 마약 밀수선을 덮치는 긴박감 넘치는 「상선작업」(수사선을 올려가는 작업)을 보여줌으로써 액션 영화같은 스릴까지 추구했다. 또 조직폭력배가 마약의 70%를 거래하는 외국과 달리 마약 거래를 꺼려 왔던 우리나라의 조직폭력배들이 최근 들어 관여하기 시작하는 모습 등 새 국면으로 접어든 마약범죄를 짚어 본다.
한 순간의 쾌락을 위한 마약때문에 화목했던 가정이 깨지고 목숨까지 해치면서도 쉽게 발을 빼지 못하게 하는 마약의 무서움도 함께 보여준다.
〈신연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