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드라마 「파랑새는 있다」에서 차력사로 활약하는 주인공 병달역의 이상인씨.
드라마 속 주인공의 삶도 독특하지만 자신의 삶 또한 드라마 못지않게 극적이다. 극중에서 이소룡에 버금가는 날렵한 쌍절봉 솜씨와 계란 위를 걷는 묘기 등을 직접 선보인 이씨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운명적 사연을 털어놓는다.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시절,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던 그에게 어느날 고향의 부친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탤런트 시험을 보라는 반강제적인 엄명이었다. 효성이 지극한 이씨는 그대로 따랐다.
프로에 함께 출연한 아버지 이태우씨는 『평소 기(氣)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들의 운이 연기자로 나서면 될 것 같은 느낌이 솟아나 탤런트시험을 권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대학합격 때보다 탤런트시험 합격소식이 더 기뻐 고향인 밀양에서 동네잔치를 벌이기도 했다는 부친은 아들이 「파랑새는 있다」의 주역을 맡아 더욱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상인은 연기경력 1년 남짓한 신인이면서 주말연속극 주인공으로 발탁돼 「졸지에 스타가 된 인물」로 알려졌지만 자신에게도 적지 않은 단역출연 경험과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음을 털어놓는다.
이 프로는 통상 한시간 동안 두 명을 소개해 왔지만 이씨의 이야기가 워낙 극적인 탓에 한시간을 통틀어 할애했다. 대부분의 오락프로가 스타의 신변잡기와 즉흥적 재치문답을 남발하는데 비해 연기자의 이면에 담긴 「진한」 인생이야기를 끌어낸 점이 돋보인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