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마주보기]EBS「시네마…」,이만희-김수용의 세계

  • 입력 1997년 7월 11일 08시 04분


한국영화 작가 시리즈의 마지막회로 김수용 이만희 김호선감독의 작품 세계를 찾아간다. 지난해 8월이후 11회째. 임권택을 시작으로 하길종 김기영 이장호 배창호 등 한국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감독들이 소개됐다. 지난 58년 「공처가」로 데뷔한 김수용감독은 지금까지 1백8편을 연출한 다산성의 작가로 고희를 앞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한다. 종교를 소재로 인간의 내면을 그린 「피해자」와 「허튼 소리」 등 두 작품이 소개된다. 영화배우 이혜영의 부친으로도 잘 알려진 이만희감독은 한국적 리얼리즘의 기반을 닦은 인물. 44세로 요절할 때까지 자신의 나이와 같은 수의 작품을 연출했다. 그의 대표작 「삼포가는 길」은 70년대 경제개발의 구호 속에 묻혀버린 밑바닥 인생의 아픔을 아름다운 화면 속에 담아낸 작품이다. 「영자의 전성시대」 「겨울여자」의 김호선감독은 드물게 상업성과 작품성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작가로 꼽힌다. 사랑과 성을 통해 성장하는 한 여성의 도전적 가치관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 마지막 이야기」라는 부제로 12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침표를 찍은 작가 시리즈는 어쩐지 아쉽다. 허술한 관리로 인해 턱없이 이가 빠진 영상자료, 창작의 손길을 묶어버린 정치적 굴레, 충무로 자본의 영세성…. 시리즈를 더이상 이어가지 못하는 제작진의 「이유있는 변명」은 우리영화의 그것과 그대로 맞닿아있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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