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그장-웬수」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뒤바뀐다?
미움만 받던 며느리가 병이 들어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수발을 들게 된 상황을 통해 고부간의 뒤바뀐 갈등상을 보여준다.
3대째 내리 과부집에 고부가 살고 있다. 일 잘하고 무던하기만한 육순의 며느리 최씨를 시어머니는 미워하고 구박한다. 까닭은 있다.
며느리가 시집온 지 얼마 안돼 아들이 죽었고 손자도 명이 짧다는 스님의 얘기를 듣고선 며느리가 상의도 하지 않고 절로 보내버렸다.
어느날, 며느리가 중풍으로 쓰러져 눕는다. 손끝 하나 까딱 않고 살아온 시어머니는 살림은 물론 며느리 수발까지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된다. 계절이 바뀌면서 며느리의 건강은 상당히 호전되지만 정신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시어머니보다 며느리가 먼저 노망이 난 것.
며느리는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면서 자신의 아픈 삶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한다. 시어머니를 원수 취급하는가 하면 어린 아들로 착각하고 격정적으로 끌어안기도 한다. 신랑의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며 투정도 부린다. 며느리의 억지 섞인 투정에 시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지는듯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며느리가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어느날 밤 며느리는 평생 가슴에 묻어 두었던 말을 시어머니에게 쏟아내고 늙은 시어머니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고부간의 갈등을 되짚게 하는 드라마다. 임성한 극본 소원영 연출.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