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마주보기]야생사자 이야기 SBS 「야생의 세계」

  • 입력 1997년 9월 25일 07시 26분


야생사자들의 세계를 다룬 특집 기획. 「그들만의 규칙」편. 사자의 탄생, 습성, 사냥기술 등에 이어 무리 내의 질서를 살핀다. 태어난 사자 새끼 중 살아남는 비율은 20%뿐. 백수의 왕 사자의 생존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혹독한 자연법칙과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강자 우선의 원칙 때문이다. 먹이가 항상 풍부할 리는 없다. 굶주리게 되면 어른 사자들은 먼저 자기 배를 채우기 바쁘다. 새끼라고 더 보살핌을 받기는 힘들다. 수컷이 먹고 힘을 써야 적으로부터 가족과 먹이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컷은 새끼와 암컷이 먹이에 손을 대면 물어 죽이기까지 한다. 수컷이 먹고 나면 사냥을 담당하는 암컷이 먹는다. 암컷은 먹고 힘을 써야 새로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까닭이다. 또한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려는 본능 때문에 되레 새끼들을 죽이기도 한다. 짝짓기를 하는 동안 수컷들에게 새끼는 거슬리는 존재들이므로. 짜증나면 그 자리에서 새끼를 물어죽이므로 새끼 사자의 목숨은 그야말로 파리목숨이다. 새로운 수컷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면 새끼들은 더욱 위험하다. 새 수컷은 다른 수컷이 낳은 새끼를 닥치는 대로 물어 죽인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무리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단단히 구축하고 위계질서를 바로잡으며 자신의 유전자를 독점적으로 퍼뜨리게 되는 것이다. 사자의 세계를 보며 갈수록 강자 우선,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이 지배해가는 인간 세상을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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