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스타]심혜진,신데렐라 거부하는 『흥행수표』

  • 입력 1997년 8월 13일 08시 28분


《화제를 모았던 TV드라마 「신데렐라」에서 황신혜가 연기한 주인공 이름. 심혜진(30)과 똑같다. 이미지도 비슷하다. 그러나, 심혜진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리고 쏘아붙인다.『신데렐라라뇨, 천만에요. 노력한만큼 올라왔어요. 힘겨운 날도 많았고요』 어린시절 유달리 큰키와 남자같은 이름(본명 심상군), 괄괄한 성격때문에 「깡패」로도 불렸던 평범한 말괄량이 소녀.》 소녀시절 꿈은 「뭔가 대단한 것」이 되는 것이었다. 남들처럼 그저 그런 꿈은 싫었다. 그런데 운이 따랐다. 고교졸업 무렵 우연히 언니를 따라 충무로에 나갔다가 광고모델로 발탁됐다. 「콜라같은 여자」. 이 콜라광고를 정점으로 제법 주가가 올랐다. 그러다가 김지미씨의 눈에 들어 「난데없이」 영화배우가 됐다. 그리고 지금, 어느 순간엔가 그는 충무로에서 「흥행스타」로 떠올랐다. 88년 「추억의 이름으로」(유영진 감독)로 데뷔한 뒤 급기야 「그들도 우리처럼」(박광수 감독)으로 90년 낭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그에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선사한 「결혼이야기」(김의석 감독)와 「은행나무침대」(강제규 감독)로 정상의 배우에 올랐다. 그리고 근작 「박봉곤 가출사건」(김태균 감독)과 「초록물고기」(이창동 감독)등. 그가 출연한 영화가 걸린 극장에는 흥행바람이 늘 불어닥쳤다. 오늘도 대중들은 스타를 소비한다. TV와 영화와 사진 등등을 통해…. 스타란 대중이라는 물결위에 거품처럼 떴다가 사라지는 존재다. 이같은 소비구조의 언저리에 꿈이 담기고 허상이 배어드는 것을 누구나 안다. 그러나 그 「신기루」의 이면에서 때로 오롯한 인간미가 녹여내는 스타의 맨살을 내비치는 이가 있다. 심혜진도 그렇다. 여러 시상식장에서 그가 흥행스타임을 「샘나게」 칭찬해도 그는 그저 『예쁘지 않아서 상도 많이 받는 것 같다』며 스스럼없이 웃어넘긴다. 대중의 시선에 크게 흔들리지도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믿는다는 뜻일까. 92년 결혼, 그리고 석달만에 이어진 이혼. 젊은날의 앙금에 대해 물어본다. 『다소 급작스럽게 서둘러 결혼을 했어요. 그런데 서로 안맞다고 판단해서 헤어진 것 뿐인데…. 어차피 헤어질 것이라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가끔씩 서로 안부전화를 하고 지냅니다』 그런데 이혼후 바깥 시선은 생각보다 따가웠다. 영화배우생활이 마감될 것 같은 위기감도 느꼈다. 그러나 그는 당차게 버텨냈다. 지금 그가 공을 들이고 있는 영화는 「꽃을 든 남자」(황인뢰 감독)와 「마리아와 여인숙」(선우완 감독) 두 편. 추석을 맞아 극장으로 나선다. 특히 「마리아와 여인숙」에서는 악녀연기로의 변신에 힘을 쏟고 있다. 열심히 직업에 충실하자는 다짐의 한마디. 『지난해 어머니가 등산을 갔다가 갑자기 뇌일혈로 돌아가셨어요. 장지를 다녀오던 날, 때마침 열린 대종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복받치는 울음을 참으며 조용히 되뇌인 한마디가 있습니다. 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소홀히 살 수 있겠냐고요』 〈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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