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가 화요일 (밤12.15) 방영하는 의학 시리즈 「ER」는 미국에서 인기 절정의 드라마다. SBS의 시리즈는 94년도에 방영됐던 작품이나 요즘 미국에서는 「ER」의 내년도 방영분을 둘러싸고 미디어간의 암투가 치열하다.
96년 에미상 8개 부문을 휩쓴 히트작 「ER」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무대로 젊은 의사들의 삶과 사랑을 다루고 있다. 조지 클루니, 에릭 라 살르 등 호화배우가 나와 매주 평균 23.9%의 시청률로 3천5백만 시청자를 끌어들인다.
그러니 미디어가에 떠오른 문제는 누가 얼마에 내년도 방영분을 차지하느냐다. 현재 판권사인 워너 브러더스는 역대 TV시리즈중 최고가인 편당 1천만 달러(약 1백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재 이 프로를 방영중인 NBC는 『그래도 좋다』는 입장이다. NBC는 「ER」시리즈의 거래액이 프로미식축구나 프로농구의 중계권료(연간 약 2억달러)에 버금간다고 밝혔다.
TV 시리즈는 보통 22편 내외로 제작되기 때문에 「ER」의 가격도 이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협상에 우선권이 있는 NBC측은 어쨌든 「ER」 확보에 돈을 아끼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ABC나 CBS는 물론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등은 몸이 단 상태다. 특히 머독은 미국의 4대 네트워크 중 하나인 FOX를 소유하고 있어 NBC가 협상에서 떨어져 나갈 경우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워너 브러더스는 98년2월부터 한달간 협상의 우선권을 NBC에 준 뒤 결렬될 경우 타사와 접촉할 예정이다.
〈허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