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포매니악 볼륨 1’(19일 개봉)은 논란의 감독이 빚은 또 다른 논란의 영화로 기록될 것 같다. 덴마크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이다. 트리에 감독은 ‘킹덤’(1994년) ‘도그빌’(2003년)처럼 자극적이면서도 신선한 영화로 찬사를 받는가 하면, 신체 절단 장면이 담긴 가학과 피학의 ‘안티 크라이스트’(2011년)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칸 영화제에서는 나치를 옹호하는 말을 해 퇴출당했다. 이번 영화는 국내서 스크린에 걸 수 없는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가 성기 노출 장면을 흐릿하게 처리해 재심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영화는 ‘섹스를 밝히는 한 여성의 고백’이다. 아기 때부터 성기의 민감함에 눈뜬 조(스테이시 마틴)는 15세 때 동네 오빠 제롬(샤이아 러버프)과 처음 잠자리를 갖는다. 조는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친구 B 등과 기차에서 남성을 유혹한다. 섹스를 더 많이 한 사람이 초콜릿을 선물로 갖기로 한다. 승리는 당연히 조의 것.
의대를 중퇴하고 한 회사 비서로 취직한 조는 면접을 보다 제롬과 다시 마주친다. 제롬의 관심을 뿌리친 조는 이때부터 더 섹스에 몰두한다. 조는 ‘사랑이 없는’ 섹스를 추구한다.
색정광(色情狂)의 극단적 행동이 영화를 채운다. 조의 섹스 파트너 중 한 명인 H의 부인은 조의 집에 아이 셋을 데리고 찾아온다. H의 가족이 조의 집에서 행패를 부리는 동안 또 다른 섹스 파트너가 집에 찾아온다. ‘관계의 아수라장’의 연속이다.
트리에 감독은 인간 조의 뒤틀린 성적 욕망을 여과 없이 묘사하며, ‘인간의 욕망이 무엇이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여러분도 함께 가보자’라고 제안하는 듯하다.
영화의 주제는 조가 거리에서 만난 노인 셀리그먼(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에게 자신의 섹스 경험담을 털어놓는 대사에서 드러난다. “인간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저지르는 죄보다는 섹스만 밝히는 게 덜 해롭다.” 이런 말에 공감하는 관객이라면 영화가 볼만할 수도 있겠다. 2편에 해당하는 ‘볼륨 2’는 다음 달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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