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는 지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으로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있는 듯하다.
개봉 전부터 영화팬들을 들뜨게 했던 ‘타이타닉’은 골든 글로브상 8개 부문의 후보에 올라 올해 아카데미상의 강력한 후보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인터넷에도 그대로 전달되어 한 영화 웹진(Webzine·인터넷 잡지)에는 ‘올해 아카데미, 물바다가 될 듯’이라는 제목의 특집이 실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타이타닉’은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몇가지 재미있는 숫자들을 통해 대작 ‘타이타닉’의 면면을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실물에 가까운 타이타닉호의 모형을 만드는데 걸린 시간이 무려 26개월이라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촬영에 소비된 시간이 9개월인 것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사전 작업을 한 셈.
이 때문에 제작자들의 주름살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 당초 1억1천만달러(약 1천9백80억원·1달러 1천8백원 기준)로 예상했던 제작비는 개봉이 연기되기까지하면서 2억달러(약 3천6백억원)로 불어나 1억7천5백만달러(약 3천1백50억원)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던 ‘워터월드’를 가볍게 제쳤다. 결국 영화 1초에 들어간 총비용이 3만3천달러(약 5천9백40만원)나 된 셈. 거기에 홍보비 등 추가 비용까지 합하면 제작사는 4억달러(약 7천2백억원)를 벌어야만 겨우 손해를 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타이타닉호의 모형 제작비에만 들어간 것은 아니다. ‘타이타닉’이 초호화판 영화라는 사실은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입었던 의상 한 벌의 가격이 9천달러(약 1천6백20만원)에 이르고 마지막 장면에 사용되었던 4m짜리 모형 닻의 제작비가 무려 2만5천달러(약 4천5백만원)에 달했다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게다가 연인원 2천2백명의 스턴트맨이 동원되었던 ‘트루 라이즈’를 능가해 ‘타이타닉’에는 무려 연 6천여명의 스턴트맨이 동원되어 인건비에 대한 부담도 상당했을 것이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시간과 자금이 투입된 ‘타이타닉’의 상영 시간은 총 3시간 14분. 애교스럽게 2시간 74분으로 부른다고는 하지만 타이타닉호가 가라앉는 데만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는 사실은 감독이 어디에 승부수를 두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숫자들만으로 영화 ‘타이타닉’을 미리 평가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듯. 우리나라에는 3월에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해 개봉될 것으로 알려진 ‘타이타닉’을 미리 즐기고 싶다면 각종 인터뷰, 제작기간에 벌어진 이야기들 그리고 주요 장면의 동영상이 제공되는 웹진 ‘E! Online’의 ‘타이타닉’ 특집(http://www.eonline.com/Hot/Features/Titanic/index.html)에 들어가보면 된다.
이철민(인터넷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