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첫 타석에서 시즌 첫 안타를 2루타로 만든 박찬호는 5회 세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토드 홀랜즈워스가 2점홈런, 토머스 하워드가 솔로홈런을 뿜은 터. 그는 은근히 욕심을 낼 만도 했다.
더욱이 상대 투수는 2진급인 배리 마누엘(33). 그는 87년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노장. 하지만 메이저리그 경력은 5년째로 통산 6승2패를 기록한 평범한 투수.
배트를 길게 잡은 폼은 영락없는 홈런타자. 2스트라이크 뒤 박찬호는 배트를 힘차게 휘둘렀다. 그러나 공은 외야로 뻗어가기는커녕 포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삼진.
후유증이 더욱 컸다. 박찬호는 경기전부터 허리에 통증을 느꼈지만 한방 욕심에 허리 상하는지도 몰랐다. 결국 6회 1루 커버플레이 도중 허리를 다시 삐끗해 7회 마운드를 브러스케에게 물려줬다.
박찬호의 본분은 투수. 부수입도 좋지만 투수로서의 몸관리가 으뜸이다. 잘 때리면 더 좋지만 잘 던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 팬의 마음도 염두에 두어야 할 그이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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