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돈]등급없는 가수/출연료 7등급 분류

《돈 돈 돈…. ‘문화산업시대’의 첨병이자 무대인 TV에서는 오늘도 ‘신노다지’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TV를 둘러싸고 돈이 부리는 마술과 숨겨진 이야기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가수들은 TV에 출연하면 방송 3사가 합의한 등급표에 따라 출연료를 지급받게 된다. 나이와 경력, 방송사와 가수분과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최고인 원로특급부터 최하 라등급까지 7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사실상 등급이 무시되는 가수들도 있다.

조용필 나훈아 이미자 패티 김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다.

이미자 패티 김은 △60세에서 69세까지이거나 △가수경력 40년이상 또는 △방송사와 가수분과위원회가 인정하는 자 등의 조항에 따라 두번째인 원로 등급에 속해 있다. 조용필 나훈아는 바로 아래 등급인 특등급.

그러나 이들의 TV 출연료는 등급표에 따라 지급되지 않는다.

본인들이 대부분 1, 2곡을 잠깐 부르는 TV 출연은 거의 사양하는 데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모시기 어려운 손님’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설날·추석같은 특집방송을 위한 50분이상의 개인 스페셜 프로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이남기 SBS예능부본부장은 “이들이 출연할 경우 기본적인 시청률이 확보되기 때문에 예외적인 특별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콘서트 형식의 특집무대가 될 경우 의상비를 포함해 4백∼5백만원의 개런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자신의 밴드가 동원되면 1천만원까지 지급된다.

이들의 ‘TV외출’은 출연료 수입을 겨냥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주 TV에 서지 않기 때문에 특집프로를 통해 팬들과 거리감을 좁힌다는 성격이 강하다.

까다로운 등급조항이 있지만 가수들의 ‘신분상승’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최하 라등급은 △20세미만이거나 △가수경력 5년미만인 경우에 적용되지만 방송사의 가요대상 수상 경력자는 1등급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있다. ‘H.O.T’의 경우 규정에 따르면 라등급이지만 97년 이미 수상경력이 있어 지난해에는 한등급 위인 다등급이 됐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