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존]'X파일'여덟번째 시리즈에 관한 몇가지 비밀

  • 입력 2000년 5월 29일 14시 13분


일곱 번째 시리즈가 마침내 그 마지막 모습을 드러냈다.

촬영에 들어갈 때까지 스탭들도 내용을 알지 못했던 이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멀더는 유괴당해 사라지며 스컬리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다운 결말이다.

프로듀서 크리스 카터는 다섯 번째 시리즈를 멀더의 죽음으로 끝맺었던 적도 있으므로, 다음 시리즈를 끌고 나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다른 문제가 있다. 출연 여부를 두고 장시간 협상을 벌였던 멀더 역의 데이빗 듀코브니가 여덟 번째 시리즈의 반에 해당하는 11개 에피소드에만 출연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듀코브니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할까? 배우들도 흥미를 잃은 이 시리즈를 계속할 수 있을까? 인터넷 사이트 Salon.com의 칼럼니스트 조이스 밀먼은 "듀코브니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 시리즈가 지겹다"라고 말했다. 여덟 번째 시리즈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것이다.

가장 큰 관건은 듀코브니의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지는 카터의 말을 인용해 스컬리와 함께 일할 새로운 FBI 요원의 등장을 예고했다. 그는 음모 이론에 짓눌린 멀더처럼 되지 않으려 한다. 카터는 "어느 정도 멀더의 신념에 동조하게 된 스컬리와 달리 새로운 요원은 보다 회의적인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누가 스컬리의 새 동료를 연기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카터는 "스타를 기용하는 것은 이 시리즈의 정신에 위배된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해도 될 시점으로 보인다"며 모호한 암시를 남겼다.

카터는 질리안 앤더슨과 듀코브니가 을 떠나더라도 누가 될 지 모르는 이 FBI 요원이 시리즈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해 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비추었다. 유괴된 멀더 덕분에 스키너 부국장과 이중스파이 크라이첵의 비중도 커진다. 그러나 독자적인 시리즈를 시작한 멀더의 괴짜 친구들 론 건맨은 전과 다름없는 조연에 머문다.

새로운 인물을 찾는 일이 제작진의 가장 큰 관심이라면 시청자들은 스컬리가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에 가장 관심을 가질 것이다. 최근의 한 에피소드는 스컬리가 멀더의 침실에 있는 모습을 시작하는 장면과 끝장면에서 보여 주었다. 그렇다면 스컬리는 멀더의 아이를 임신한 것일까? 카터 자신도 모르는 일이다. 그는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외계인일 수도, 멀더일 수도 있다. 여덟 번째 시리즈에 들어가 보아야 알 수 있는 일이다. 여덟 번째 시리즈는 또 다른 비밀도 준비하고 있다. 크라이첵에게 살해된 담배 피우는 남자는 몸에 암세포가 이식된 채 아직도 살아 있다. 어떻게? 카터는 "다음 시리즈에 충격적인 일이 기다릴 것이다"라고만 말한다.

여섯 번째 시리즈는 멀더의 죽음이 사기극임을 밝히면서 시작했다. 거기에는 외계인이 스컬리의 몸에 이식한 암세포와 권력협회의 비밀, 음모 이론 등이 얽혀 있었으나 김이 빠지는 설명일 수밖에 없었다. 갈수록 매너리즘에 빠지는 . 고정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7년 째 방영을 계속하고 있는 이 시리즈가 카터의 희망대로 아홉 번째 시즌을 맞을 수 있을 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듯하다.

김현정(parady@film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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