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하면 슬라이스 치즈, 크림 치즈, 모차렐라 치즈 정도만 알고 있던 사람들도 영화를 보면서 치즈 종류가 그렇게 많다는 데 새삼스레 놀랐을지도 모른다. 여행을 떠나기 전 케이트는 프랑스인을 가리켜 ‘담배와 유제품이나 즐기는 사람들’이라며 비웃지만, 기차 식당칸에서 느낀 치즈 맛은 케이트를 단숨에 매료시켰고 결국 치즈 예찬론자로까지 만들었다.
프랑스에서는 치즈를 ‘프로마주’(fromage)라고 부른다. 보통 식사가 끝난 후 와인과 함께 먹고, 프랑스 정식 만찬일 때는 샐러드와 디저트 사이에 먹는다. 400여종이 넘는 치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카망베르’ ‘브리’ ‘로크포르’ 등을 꼽는다. 이중에서도 노르망디 지방의 작은 마을 이름을 딴 카망베르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치즈다. 우윳빛이 나는 이 치즈는 맛이 부드러워 한국인들이 좋아하고, 애처인 조제핀의 체취와 같다 해서 나폴레옹이 즐겨 먹기도 했다.
해외여행을 온 한국 관광객 중 관광 코스로 치즈 전문 가게를 들를 때 ‘발냄새’가 난다며 킁킁거리고 코를 막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은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김치나 마늘 냄새가 역겹다며 우리를 난처하게 할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다른 나라의 음식 문화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자세, 이것도 훌륭한 매너의 첫걸음이다.
백승국 <'극장에서 퐁듀 먹기'의 저자>baikseungkoo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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