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이나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학창 시절, 역사 수업을 들은 사람이라면 '역사적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세요'라는 문제를 풀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금속활자 인쇄술, 조선의 건국, 위화도 회군, 한글 창제, 임진왜란 등의 역사적 사건이 어떤 순서대로 일어났는지를 맞히세요"라는 문제를 낼 수 있겠다. 이런 역사 퀴즈는 어렵기도 하지만, 그 순서를 알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를 알쏭달쏭 곤란함에 빠뜨렸던 역사 속 이야기를 보드게임으로 만나본다면 어떨까? 어쩌면 '따분할 것 같은 역사 얘기를 어떻게 게임으로 한다는 것인가' 의문을 가질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타임라인'을 해 본다면 역사를 게임으로 즐길 수 있음을 알 것이다. '타임라인'은 그 이름처럼 역사적 사건이 생겨난 연대순으로 카드를 배열해보는 보드게임이다.
게임 진행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먼저, 모든 카드를 잘 섞어둔다. 각 카드에는 역사적 사건의 이름과 그림이 나와 있고, 각 카드의 뒷면에는 카드의 사건이 일어났던 시기가 적혀 있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던 연대를 순서대로 맞추는 게임이니, 연대가 적힌 면이 보이지 않도록 카드 더미를 뒤집어 놓아야 한다.
각 플레이어들은 카드 4장씩을 나눠 받는다. 물론, 연대가 적힌 카드 뒷면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카드 더미에서 맨 위 카드 1장을 뽑아 연대가 보이도록 가운데에 펼쳐놓는다.
각 플레이어들은 자기 차례가 되면 자기가 가진 카드 중 1장을 고르고, 가운데에 연대가 보이도록 펼쳐놓은 저 카드와 비교해보아야 한다. '내가 가진 이 카드의 연대가 저것보다 먼저 일어난 일인지, 나중에 일어난 일인지' 생각해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만약 내 카드의 연대가 저기 놓인 카드보다 먼저라면 카드 왼쪽에, 나중이라면 카드 오른쪽에 놓는다.
예를 들어, 테이블에는 '종이의 발명(기원전 200년)'이 나와 있고 내가 낼 카드가 '우표의 발명'이라고 가정해 보자. 아무래도 우표가 종이보다는 나중에 발명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니, 종이의 발명 카드 뒤에 놓으면 되겠다.
이제, 플레이어가 놓은 카드를 연대가 보이도록 뒤집어본다. 정답을 맞췄다면, 해당 카드를 그대로 두고 다른 사람에게 차례를 넘긴다. 만약 틀렸다면, 이번에 사용한 카드는 버리고(연대를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벌칙으로 카드 더미에서 카드 1장을 가져온 뒤 다른 사람에게 차례를 넘긴다.
다음 순서를 넘겨받은 플레이어는 기원전 200년보다 더 이전의 사건은 '종이의 발견' 앞에, 기원전 200년부터 1840년 사이의 사건은 종이와 우표 사이에, 1840년 이후의 사건은 '우표의 발견' 뒤에 놓으면 된다.
이렇게 모든 플레이어가 순서대로 돌아가며 카드 1장씩을 뽑아 시대 순으로 이어 붙인다. 처음에는 카드를 놓기 쉽지만, 점점 타임라인이 길어지며 카드를 놓을 수 있는 곳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게임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누군가가 카드를 모두 소모했다면, 이번 차례의 마지막 사람까지 순서가 돌아간 뒤 게임을 끝낸다. 자기 카드를 모두 알맞게 내려놓은 사람이 1명뿐이라면, 그 사람이 이긴다. 카드를 모두 내려놓은 사람이 여럿이라면, 각자 1장씩 카드를 더 가져와 승자가 한 명이 될 때까지 라운드를 진행한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사건은 대개 발명과 발견을 테마로 하는데, 세계사를 아주 세밀하게 공부한 사람이라도 이들의 등장 시기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니, 아무래도 찍기 마련이다. 그래도 최대한 맞는 위치에 놓기 위해, 최근에 본 시대극 영화나 소설 속 장면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상식적으로 이 물건의 등장 시기는 이맘때쯤이 아닐까' 추정해보기도 한다. 조금 더 학구적인 그룹이라면, 카드 1장을 놓을 때마다 어디가 맞는 자리인지 갑론을박을 벌일 것이다.
세계사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무조건 이기는 것 아닐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불의 발견', '컴퓨터의 사용', '바퀴의 발명' 등 놓을 곳을 판단하기 쉬운 카드를 많이 받은 사람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타임라인은 현재 3가지 버전으로 판매되고 있다. 타임라인, 타임라인 발명, 타임라인 과학과 발견 등이다.
타임라인은 '폼페이의 날', '석궁 발명’, '페니실린 발견' 등 발명, 발견, 과학, 역사적 사건을 테마로 한 220장의 카드와 PC에서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CD-Rom으로 구성됐다. 이 버전은 큰 박스와 손에 가득 차는 큰 카드를 자랑한다.
타임라인 발명은 기존 타임라인에서 발명을 테마로 한 카드를 모은 것으로, 총 110장의 카드가 들어 있다. '깡통따개의 발명', '백열전구의 발명', '마찰 성냥의 발명' 등 발명과 관련된 흥미로운 카드들로 구성됐다. 카드 크기는 작지만, 좀 더 휴대하기 좋은 패키지에 들어 있다. 타임라인보다 카드의 수는 적지만 다른 테마의 제품을 추가해 즐길 수 있다.
타임라인 과학과 발견은 '혈액형의 발견', '해왕성의 발견', '광합성의 발견', 'D.N.A의 발견', '유럽인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만유인력의 발견' 등 새로운 사실의 발견을 테마로 한다. 총 110장의 카드가 들어 있으며, 타임라인 발명과 같은 크기의 패키지에 들어 있다. 타임라인보다 콘텐츠 양이 적지만, 타임라인 발명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다.
타임라인은 간단하면서 재미도 강렬하고, 상당한 학습 효과를 주는 작품이다. 카드 크기상 개별 사건에 대한 해설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역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 타임라인에서 사용하는 카드는 무려 220장으로, 생각보다 쉽지 않다. 분명 중세시대에 만들어졌을 것 같은데 19세기에 나온 물건도 많고, 분명 요즘 나온 물건인 것만 같은데 매우 오래된 발명품들이 폭소를 자아낸다. 카드가 여러 장 펼쳐지면, 생각은 더욱 복잡해지며 흥미를 돋운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타임라인을 통해 세계의 역사 속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타임라인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다이브다이스(http://me2.do/GTF7uw4W)에서 볼 수 있다.
글 / 코리아보드게임즈 박지원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코리아보드게임즈(대표 정영훈, http://www.koreaboardgames.com)는 보드게임 퍼블리싱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1위 보드게임 기업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보드게임 3,000여 종을 유통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보드게임 커뮤니티 divedice.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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