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레시피] 국민게임 오목의 새로운 진화, '퀵소'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6월 2일 17시 00분


최근 교육 및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추억의 오목 게임, 보드게임으로 다시 태어나다

학창 시절, 쉬는 시간에 새로운 놀이거리를 찾아 다니던 경험은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운동장에 나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가만히 있기에는 심심했던 그 때. 누군가 꺼낸 모눈종이 하나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목'에 빠졌던 기억 역시 많은 사람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오목은 간단한 규칙, 짧은 게임 시간, 재미와 전략성을 고루 갖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 그 오목을 더욱 재미있게 빚어낸 보드게임이 있는데, 바로 '퀵소'다.


퀵소는 프랑스의 보드게임 제작사 기가믹(Gigamic)에서 출시한 2인용 게임 시리즈 중 하나로, 큐브를 담는 주머니를 제외한 모든 컴포넌트(구성품)가 원목으로 되어있다. 깔끔하고 훌륭한 질감의 원목 큐브와 보드판이 이 게임의 매력 중 하나다. 손에 꽉 쥐어지는 원목 큐브의 손맛은 잘 만든 바둑이나 장기의 그것과 비견할 만하다.

밀어내기 오목 한 판, '퀵소'

게임은 간단하다. 게임의 목적은 오목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심볼 5개가 가로, 세로, 대각선 등 직선을 이루면 승리한다. 이 게임에는 동그라미(O)와 가위표(X) 두 개의 심볼이 있다. 각 플레이어들은 동그라미나 가위표 중 하나를 골라 자신의 심볼로 정한다.


그리고 게임판에 25개의 큐브가 꽉 차도록 5X5로 놓는다. 이 때 큐브는 모두 심볼이 없는 면이 위로 가도록 놓아야 한다. 그러면 게임을 시작할 준비가 끝난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가장자리에 놓여진 큐브만 꺼낼 수 있다. 가장자리에서 '심볼이 없는 큐브' 또는 '자신의 심볼 큐브' 하나를 꺼낸다. 그리고 자신의 심볼이 위로 올라오도록 한 다음, 보드판에 놓으면 된다.


큐브를 놓을 때는 규칙이 있는데, 방금 큐브를 뺐던 그 자리에는 다시 놓을 수 없다. 뽑은 큐브는 다른 가장자리에 끼워 넣되, 빈 자리가 없어지도록 큐브를 밀어 넣어야 한다.

큐브를 밀어 넣으면, 게임판에 있는 큐브의 위치가 바뀌게 된다. 이를 이용해 상대방의 큐브를 밀어 오목이 되는 것을 방해하거나, 내 큐브를 밀어 오목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다가 누군가의 심볼 5개가 가로, 세로, 또는 대각선으로 이어지면 그 심볼의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한편, 퀵소는 4명이 플레이할 수도 있다. 4명이 게임을 할 경우, 2명씩 짝을 짓는다. 같은 팀끼리는 마주보도록 앉고,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게임을 한다. 자신의 차례에는 퀵소의 기본 규칙과 동일하게 가장자리에 있는 빈 칸의 큐브나 우리 팀 심볼의 큐브를 빼내고, 우리 팀에 유리한 위치로 큐브를 밀어 내려놓으면 된다.

팀 게임에서 특별한 부분은 큐브에 찍힌 점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큐브를 자세히 살펴보면 동그라미와 가위표에 점이 하나 찍혀 있다. 자신의 팀 큐브를 뺄 때는 자신이 앉아있는 방향으로 점이 찍혀 있는 큐브만 뺄 수 있다. 따라서, 큐브를 놓을 때에는 같은 팀과 상의해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게임의 순서가 팀별 교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팀 플레이가 중요하다.


멘사 셀렉트 게임

퀵소의 기본 규칙은 오목과 같다. 다만, 아무 곳에나 돌을 놓을 수 있는 오목과는 달리, 가장자리에 있는 큐브만 뽑을 수 있으며 가장자리에 큐브를 끼워 넣어야 한다는 제약이 존재한다. 이것이 게임을 더욱 전략적이고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가장자리에 놓은 큐브는 게임이 진행될수록 계속 밀려 가운데로 들어간다. 따라서,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플레이가 반드시 요구된다.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한 수 한 수가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프랑스의 보드게임 제작사 기가믹(Gigamic)은 바둑이나 체스처럼 단순한 규칙 속에서 고도의 전략을 추구하는 '추상 전략 게임'을 주력으로 만드는 회사다. 퀵소는 이 회사의 철학을 가장 잘 반영한 게임 중 하나다. 퀵소의 규칙은 간단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무궁무진한 전략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멘사(Mensa)는 이 점에 착안해, 1995년 이 게임이 출시되자마자 '멘사 셀렉트(Mensa Select)' 게임으로 선정했다. 멘사는 IQ가 높은 사람들의 모임으로, 회원들이 추천하는 재미있는 전략 게임을 매년 5개씩 선정하고 있다. 이것을 '멘사 셀렉트'라 한다. 멘사 셀렉트 게임은 두뇌 싸움을 즐기는 사람들이 추천한 만큼 대부분 훌륭한 게임으로 인정받으며, 보드게임 업계에서도 공신력 있는 추천으로 인정되고 있다.


단순함 속의 무한한 재미

오랜 시간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게임들은 '단순함 속의 무한한 전략'이라는 비결을 지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 남은 보드게임인 바둑은 가로, 세로 38개의 줄과 흰 돌과 검은 돌이 전부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바둑에 매혹되고 있다.

보드게임 '퀵소'도 마찬가지다. 퀵소는 규칙은 단순하지만, 주어진 선택지가 넓고 그에 따라 상대방의 행동을 다각도로 예측하는 재미가 있다. 1995년 출시된 이 게임이 현대 보드게임 시장에서도 꾸준히 사랑받아 인기를 누리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글 / 코리아보드게임즈 오세권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코리아보드게임즈(대표 정영훈, http://www.koreaboardgames.com)는 보드게임 퍼블리싱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1위 보드게임 기업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보드게임 3,000여 종을 유통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보드게임 커뮤니티 divedice.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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