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신간]90년대 佛 인기만화 '띠떼프' 국내출간

  • 입력 2001년 10월 7일 18시 59분


미국 일본 만화와 함께 세계 만화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프랑스 만화가 지난해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출간되기 시작했다.

잉카 빌랄, 조도로프스키 등 주로 예술성 짙은 그림에 판타지 계열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마니아에겐 당연히 환영받았지만 일반 독자들에겐 높은 예술성(?) 때문에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했고 판매량도 평균 2000여권 안팎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발간된 ‘아스테릭스’(문학과지성사)가 나름대로 인기를 끌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프랑스 만화의 고전인 ‘아스테릭스’는 고유한 유머가 한국인의 감성과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판을 꺼려왔었으나 그 예상을 뒤엎은 것. 무거운 예술성보다는 가벼운 코믹 만화가 아무래도 인기였던 것이다.

최근 출간된 ‘띠떼프’는 ‘아스테릭스’ 성공에 힘입어 출간된 작품. 하지만 ‘아스테릭스’ 못지않은 재미를 갖고 있다.

출판사(B&B)도 책 홍보 문구를 ‘30년대 땡땡, 60년대 아스테릭스가 있었다면 90년대엔 띠떼프가 있다’로 정했다.

93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띠떼프’는 초등학교 1학년 남자 어린이가 본 세상 이야기다. 영악하긴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어리숙한 아이를 등장시킨 전형적인 만화. 얼핏 보면 일본 만화인 ‘짱구는 못말려’와 비슷한 구성과 내용이지만 그보다 덜 엽기적이고 더 순수하다.

깃털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띠떼프’는 호기심 많고 현실에 대해 수많은 의문을 품고 있는 장난 꾸러기. 어린이 만화지만 소재도 에이즈 실업 미혼모 등 사회 문제를 비롯해 성, 학교, 고정관념 등 다양하다. 읽다보면 소재의 심각함과 어린이의 순수함에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프랑스에선 8∼12세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하지만 사실 어른들이 봐야 더 재밌는 만화다.

96년 앙굴렘 만화축제 어린이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나온 ‘띠떼프’ 8권은 2000년 최고 판매 만화 기록을 수립했다. 지금까지 약 2500만권이 팔렸다. 4월부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프랑스 TV에서 방영 중. 48쪽 7000원.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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