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캅'은 정통형사극입니다. 1년간 경찰서와 형사들을 쫓아다니며 취재해 자료를 모았죠. 그러면서 든 생각은 현실이란 섬뜩할 정도로 잔인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조금이나마 무마시키기 위해 코믹을 가미하게 됐습니다."
진지한 어투로 말을 꺼내는 김성모에게서 단순과격한 '막자바'의 모습과는 또 다른 사람냄새가 물씬 풍겼다.
"현역 형사 반장들을 취재하면서 700장이 넘는 자료를 모았죠. 검거 현장에서는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숨어 다녔고 건달들 모임에까지 몰래 참석하기도 했습니다.(웃음)"
'도그캅'은 지난 2일부터 동아닷컴에 연재하고 있는 김성모의 신작으로 일일 평균 3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도그캅'은 ‘모자살인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등 여러 사건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며 사건 속에 서로 얽혀있는 인간 군상의 내면을 그려낼 예정이다.
또한 '단순, 무식, 과격'한 '막자바'를 통해서는 관행을 떨쳐버릴 수는 없지만 정의에 편에 서서 자신의 중심을 잡아가는 형사라는 직업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성모는 1993년 만화계에 데뷔, 97년 '럭키 짱'을 발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0년에 '황제의 성'으로 본격 성인극화를 시작했으며 이후 '용주골'과 '빨판'으로 주목을 끌었다.
특히 그의 위력은 인터넷과 PC통신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김성모 특유의 대사와 유머는 네티즌들의 대화나 게시판에 자주 등장하였다.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만 "뼈와 살을 분리해주마!"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다" "앗싸~ 좋구나!" 등이 있다.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다'는 군대 용어죠. 현장에서 들은 말들은 어문상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그대로 살렸습니다. 그 결과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히트 쳤죠. '용주골'에 나오는 '민들레'의 경우 어릴 적 동네 불량배의 별명이었죠. 그걸 그대로 쓴 겁니다."
여과 없이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 이것은 장점이 많은 반면 단점도 많다. 그래서인지 김성모는 팬이 많은 만큼 안티들도 많다.
"처음에는 화가 났습니다. 작품에 대한 것보다 개인적인 인격모독 차원의 글도 많았으니까요. 기존과 다르다는 것. 그게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엔 생각할 겨를 없이 바빴죠. 요즘은 작품에 대한 뼈있는 글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입니다."
그에게 만화란 무엇일까?
"만화란 나의 무기입니다. 나의 대리인이며 세상에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죠."
장편으로 기획중인 '도그캅'은 다음 장에서 변태들에 대해 다룰 예정이라고. 추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현실을 최대한 보여주겠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이 남달랐다. 그의 무기가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자못 궁금해진다.
김경숙 동아닷컴 기자 vlff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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