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넘치는 것 아냐" "200년에 한번 생기는 일"

  • 입력 2004년 7월 16일 15시 07분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천 복구공사 현장. 이날 시간당 30mm의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급작스레 불어난 물이 넘칠 듯 흘러가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천 복구공사 현장. 이날 시간당 30mm의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급작스레 불어난 물이 넘칠 듯 흘러가고 있다.
"이러다 주말엔 넘치는 거 아냐?" "설마 대책도 없이 뚜껑 연 건 아니겠지."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청계천 복원 공사 현장 앞.

삼삼오오 점심을 먹으러 나온 회사원들은 부쩍 높아진 청계천의 수위를 보며 '걱정 반, 설마 반'으로 한마디씩 던졌다.

이날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서울·경기 지역엔 오전 10시경부터 오후 2시30분 현재까지 시간당 10~40mm의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오후 2시30분 현재 서울 지역의 최근 1시간 강우랑은 30mm"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뚜껑(복개) 열린' 청계천에도 갑작스레 많은 수량(水量)이 흘러들고 있다.

특히 청계천 복원 공사 시작점인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광교를 잇는 구간은 하천 폭이 12m에 불과해 금세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우려와는 달리,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는 이에 대해 "아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본부측은 "수표교, 배오개교, 오간수교, 다산교, 성북천 합류지점, 정릉천 합류지점 등 6곳에서 수시로 수위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2시 현재 수표교의 수심은 1.9m. 하천 양 옆으로 쌓인 제방의 높이가 5.5m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3.6m가량 여유가 있는 셈이다.

수방 대책을 담당하는 조사2과 황종하 팀장은 "공사전과 지금의 하수 및 빗물 유입량은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복원 공사를 하면서 하천 바닥을 깊게 파는 것과 동시에 확장 작업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에 '통수 단면'은 오히려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통수 단면'이란 하천으로 유입된 물이 흘러 나갈 수 있는 면적을 가리킨다.

청계천 복원 사업 시작 전인 지난 2001년 7월 15일, 동아미디어센터앞~광교 구간은 집중 호우로 하수가 역류, 물에 잠긴 적이 있다.

당시 전날 밤부터 15일 오전까지 서울에 내린 비의 시간당 강우량은 평균 60mm로, 시간당 최대 127mm의 강우량을 보였었다.

서울시측은 청계천 일대 하수관이 감당할 수 있는 시간당 강우량은 74mm, 제방이 감당할 수 있는 시간당 강우량은 121mm가량으로 보고 있다.

청계천복원추진본부의 한 관계자는 "시간당 강우량 74mm는 10년에 한번, 121mm는 200년에 한번꼴의 빈도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16일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오는 일요일까진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10~30mm의 국지성 폭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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