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16일자로 보도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지만 오는 2007년에 출마하면 100전 200패”라면서 “두 아들의 병역문제 때문에 고배를 마신 이회창 후보보다 박 전 대표는 독재자의 딸이라는 더 큰 원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선거에 임박해서 ‘효자동 이발사’같은 영화 몇 개 만들어 돌려버리면 승패는 끝난다”고 냉소 했다.
유신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 3번 투옥된 경력이 있는 이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경제 발전에 공헌한 업적은 인정할 수 있지만 군사쿠데타에 유신 독재로 국가 발전을 그르쳤다”며 “박 전 대표가 진정으로 역사 인식이 있으면 ‘아버지의 원죄’를 더 많은 국민들이 용서할 때 까지 자중하고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진 후 이 의원의 홈페이지(http://leejo.net/main/main.html) 자유토론방은 난리가 났다.
이날 아침부터 불과 몇 시간 만에 300건이 넘는 글이 올랐다. 급기야 오후 2시 50분경에는 방문자가 폭주해 사이트가 차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홈페이지는 오후 6시 20분쯤 다시 정상적인 서비스를 재개했다. 하지만 관리자는 “트래픽이 몰려 언제 다운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이날 오후 6시 30분까지 히트 건수만 100만.
간혹 이 의원을 옹호하는 글도 눈에 띄지만 그 반대의 내용이 대부분.
“정말이지 당신의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본래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세요. 한나라당에서 열우당의 트로이의 목마노릇 그만하시고.”(니나잘해)
“자기당 대표를 욕하면서 그당에 안주하려는 그대는 어떠한 인간인가.”(머리검은 짐승)
“전 국민의 존경의 대상인 박 전 대통령을 욕되게 하면 당신은 정말 배신자입니다.”(박재오)
박 전 대표의 미니홈피에도 이 의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많이 올랐다.
“패륜아 같은 행동”(김석은)
“열린우리당이나 노사모 보다 더 더러운 인간”(장지면)
“같은 아군을 죽여서 자신의 소외됨을 면피 하려는 자는 응징해야 한다”(송영진)
이 의원측은 “이번 인터뷰는 일주일 전 쯤 취중토크 형식으로 진행됐다”며 “ 인터뷰 내용은 이 의원이 문화관광위로 상임위를 바꾼 것과 관련해 주로 문화예술분야에 관한 것 이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측은 “박 전 대표 관련 얘기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당 사정에 대해 이것 저것 얘기 하다 나온 것”이라며 “최근 ‘패러디 사건’등으로 박 전대표가 화제의 중심이 되자 원래 계획에 없던 기사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김형식 부대변인은 이날 “이재오 의원에게서 확인한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두렵다 못해 소름이 돋는다”며 “이재오 의원은 이제야 悟(깨달을 오)셨는가, 너무 늦은건 아니냐”고 논평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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