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오던 전국의 교도관들이 인터넷을 통해 비통함과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대전교도소에서 20년 넘게 근무해온 김동민(46·7급)씨가 최근 재소자 김모(48)씨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은 뒤, 사흘만에 운명을 달리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폭행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2일.
고 김동민씨는 이날 운동을 마치고 들어온 재소자 김모씨와 면담한 뒤 보고서를 작성하던 중, 김모씨가 슬쩍 들고와 휘두른 쇠파이프에 뒤통수 등을 얻어맞았다.
이후 교도소내 기동순찰대원에 발견돼 응급 처치를 받은 뒤 곧바로 건양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고 결국 사흘만인 15일 오후 숨지고 말았다.
당시 사건 현장이 찍힌 CCTV 화면을 확인한 대전교도소 조사실 나윤승 교사(8급)는 16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통화에서 "너무 참혹해서 입을 뗄 수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나 교사는 "CCTV 화면 속의 고인은 비명 한마디 제대로 지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 교사는 "오늘 1차 부검이 있었다"며 "담당 부검의는 후두부에 다섯 차례, 앞면에 두 차례 등 최소한 일곱 차례 이상 가격이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나 교사는 범죄 동기에 대해 "김모씨는 '소송 담당 교도관과의 면담을 요청했는데, 빨리 해주지 않아서 나를 기만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상해치사죄로 복역중인 김모씨는 수감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동료 재소자를 폭행, 추가로 3년형이 선고돼 상고한 상태였다.
고 김동민씨의 빈소는 15일 오후 건양대병원 영안실에 차려졌고, 이날 개설된 사이버 분향소엔 동료 직원과 출소자 등이 순식간에 몰려 추모의 글을 남겼다.
특히 사건 당시 고 김동민씨를 응급처치했던 대전교도소 담당의사가 그날 상황과 이후 심정을 밝힌 글을 교정국 홈페이지(http://moj.go.kr/corrections)와 사이버 분향소에 올려 추모객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법무부 양봉태 교정국장은 16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故 김동민씨를 떠나보내며 아픈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더 이상 수용자들이 인권을 빙자해 교정 질서를 문란케 하는 위법행위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대전교도소 조사실 직원들과 함께 김모씨의 정확한 범죄 동기 및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고 김동민씨의 장례식은 17일 오전 10시 대전교도소 체육관에서 대전지방교정청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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