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형근 변호사 ＂경찰이 유씨 변호인 접견권 방해＂

차형근 변호사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씨의 무료 변론을 자청하고 나선 차형근 변호사는 28일 “경찰이 유씨의 변호인 접견권을 방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차 변호사는 이날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주 수요일(21일) 경찰서를 찾아가 유씨 접견을 요청했으나, 경찰이 ‘유씨가 만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그냥 돌아온 적이 있다”며 “그러나 어제(27일) 유씨에게 확인한 결과, 경찰에게서 변호사 접견 얘기는 듣지도 못했다고 하더라.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경찰이 변호인 접견권을 방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유씨의 변론을 자청한 이유에 대해, “평소 가까운 교정사무위원회 소속 신부님이 ‘유씨를 한 번 만나봐라’고 권유를 해서 만났다”면서 “내가 주장하는 사형폐지운동의 하나로 유씨의 변호를 맡겠다고 제의했으나 유씨가 아직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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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명세를 얻기 위해 변호를 자청한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설마 유명해지려고 그런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그동안 온보현 사건, 김태화 사건 등 사형수에 대한 무료변론을 여러 차례 해왔고 이번에도 그 일환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씨와 어떤 얘기가 오갔냐’는 질문에 “아직 정식으로 선임된 것도 아닌데 구체적인 것은 말해줄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할 얘기가 있으니 변호인으로 선임된 뒤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자”고 답변을 미뤘다.

그는 유씨의 건강상태와 관련, “현재 심한 치질로 고생하고 있다고 하더라. 정신적으로는 불안해하거나 하는 것은 못 느꼈다”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오는 30일 유씨를 2차로 접견한 뒤 변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 사무총창을 맡고 있는 차 변호사는 지난 27일 서울 중앙지검에서 약 1시간30분간 유씨를 면담해 무료 변론의 뜻을 전했으나, 유씨는 이 자리에서 차 변호사를 법정대리인으로 선임하겠다는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사형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차 변호사가 유씨의 무료 변론을 맡게 된다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번 사형제도의 존폐 논란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