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우 영화에 한국 여자배우 출연 ‘시끌’

  • 입력 2004년 9월 8일 15시 52분


“연예인으로서 일본 진출은 매력적이지만 이건 아니다”

“한국에서의 연예인 생활은 끝났다고 생각해라”

“정 그런 영화 찍고 싶으면 일본으로 귀화해서 찍든가”

신인 영화배우 채민서(23)씨에게 쏟아진 네티즌들의 강도높은 비난이다.

발단은 채씨가 일본 극우영화에 출연하기로 했다는 기사.

문화일보는 8일 “일본의 군사재무장을 촉구하는 영화에 한국 신인 여자배우 채민서 씨가 강경 우파 일본 군인들과 협력하는 북한 테러범(스파이)으로 출연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 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스포츠지 ‘스포츠 니폰’의 보도를 인용해 “내년 여름 개봉예정인 일본발 해양 블록버스터 ‘망국의 이지스함’에 한국의 신인여배우 채민서씨가 여자주인공으로 확정됐다."며 "채씨는 2002년 영화 ‘챔피언’으로 데뷔한 후 ‘무인시대’등 TV드라마에서도 활동한 신인 여배우로. 군함에 잠입한 북한 공작원역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영화가 방어 위주의 현행 일본 자위대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우경화 세력의 대변인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신예작가 후쿠이 하루토시(福井晴敏)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미군의 생화학무기를 탈취한 북한 스파이(채민서)와 일본의 최신예 이지스함 ‘이소카제’의 강경우파 승무원이 결탁, 미사일 탄두를 도쿄로 조준하면서 일본 열도 전체가 공포에 휩싸인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어 “영화에는 특히 일본 방위청과 해상자위대, 항공자위대가 장비를 제공하는 등 사상최초로 제작지원에 발 벗고 나설 예정"이라면서 "이는 이 영화가 일본의 군사력 강화 메시지를 강하게 내포, 군부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또 "강경우파 산케이(産經)신문이 6000만 엔의 제작비를 투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최근 일본에서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긴박한 정세변화 속에 북 한을 테러주범으로 한 대형사건을 그린 가상 군사, 정치소설 등 이 붐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02년 20번째 007 영화 ‘어나더데 이’에서 한국배우 차인표가 북한장교 역으로 출연제의를 받았으 나 이를 거절, 결국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인 릭 윤이 악당으로 나온 적도 있다”고 문화일보는 보도했다.

하지만 채 씨의 매니지먼트사는 “‘망국의…’은 극우영화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채 씨의 매니저인 스타메이커 한상진 팀장은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일본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시나리오를 검토할 때 극우 영화라는 느낌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조만간 제작발표회 형식으로 이 영화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 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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