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판 '하나회'우려" 경찰大 폐지 추진

  • 입력 2004년 10월 12일 12시 24분


경찰대학교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재창 의원측은 12일 “고급 수사 인력 확보와 경찰의 질적 향상을 위해 79년 경찰대학이 만들어졌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설립 목적이 사라졌다”며 “이 의원이 오는 18일 경찰청 국감에서 폐지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순경이 되기 위해 지난 7월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한 사람들도 700명 가운데 684명(97.7%)이 4년제 대졸자였다”면서 “최근 몇 년간 이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더 이상 경찰대가 존재할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대 출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조직내부의 갖가지 폐해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경위 이상 간부 중 2140명(15.4%)이 경찰대 출신이고 매년 100여명씩 늘고 있다”면서 “이들이 요직에 오르는 10년 뒤면 1000명이 더 늘어 군대의 하나회처럼 조직화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찰조직을 특정대학 출신이 장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97년 세무서 조직의 6급 이상 요직을 세무대학 출신들이 장악했을때도 부작용이 심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간부들이 늘어나면서 총경이상 고위직 승진에서 병목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들이 계급정년에 걸려 조기 퇴직한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인력낭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밖에 간부후보생 등 타 출신 간부들과의 불균형, 비 경찰대 출신과의 조직 내 마찰, 당초 목적했던 수사 분야 근무 기피, 경찰대 출신 간 폐쇄적인 정보교환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의원측은 “경찰조직 내부의 의견 수렴과 고민이 필요하지만 여러가지를 고려할 때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힌 뒤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정원축소나 누구나 응시해 간부가 될 수 있는 공개시험(경찰고시) 신설 등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행자위 소속 다른 의원측은 "경찰대 폐지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법안이 제출될 경우 논란이 크겠지만, 충분한 검토가 있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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