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사장 "본인 몰래 유료서비스 가입시켜 요금 징수"

  • 입력 2004년 11월 5일 15시 28분


“이동통신회사가 고객들을 부가서비스에 무단으로 가입시켜 부당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당신의 이동전화요금 내역서를 꼼꼼히 살펴보세요.”

한 KTF 대리점 사장이 “지난 수년간 전국의 대리점들이 본사의 요구에 따라 수십만명의 고객을 부가서비스에 몰래 가입시켜 엄청난 부당이득을 취해왔다”고 폭로했다.

지난 98년부터 올 4월까지 서울 강남에서 D텔레콤을 경영해온 김모(43·여)사장은 4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98년부터 수년간 각 대리점들이 무작위로 고객들을 부가서비스인 ‘자동연결’과 ‘매직엔’ 등에 몰래 가입시켜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간 자신의 대리점에서도 ‘자동연결' 3600여명, ‘매직엔’에 4만6000여명의 고객을 무단 가입시켜 상당액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일단 무단가입을 시키고 나서 고객이 이 사실을 알고 항의하면 ‘전산착오였다’는 등의 변명을 대고 해지시켜주지만 모르고 넘어가는 고객들은 가입상태를 유지시킨다”면서 “이렇게 해지가 안돼 몇 년째 부당요금을 내고 있는 고객이 아직도 전국적으로 수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떻게 수년간 무단 가입 사실을 모를 수 있냐’는 물음에 “자신의 요금 내역서를 자세히 보지 않는 고객이 의외로 많아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제부터라도 더 이상의 피해가 없게 하겠다며 그동안 자신이 무단으로 가입시킨 고객의 휴대전화번호를 인터넷(http://www.mobiledamage.com)에 매일 100개씩 공개하고 있다.

자기 번호나 아는 사람의 번호가 보이면 바로 회사에 시정과 부당요금 반환을 요구하라는 것.

그는 또 언론사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등에 '양심고백서'란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옛 고객에게 문자서비스나 전화를 통해 피해사실을 알리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타인의 전화번호를 임의로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위법 시비까지 벌어지고 있다.

▽“나도 몰래 6년전부터 '자동연결'에 가입돼 있다고?”▽

실제로 김 사장이 건네준 고객의 명단과 전화번호를 확인한 결과, 상당수의 고객들이 부가서비스에 가입된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백모(67·여·서울 영등포구)씨의 경우 지난 98년12월30일~현재까지 자동연결 서비스에 가입돼 약 4만9000원의 요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백씨는 그러나 “그런 서비스에 가입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가입한 것으로 돼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요금은 통장에서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고 요금 내역서도 꼼꼼히 확인하지 않아 지금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분개했다.

또 황모(50·서울 서대문구)씨도 지난 98년~현재까지 자신과 부인의 이동전화가 자동연결 서비스에 가입돼 10여만원의 요금을 냈다.

그는 “나는 자동연결에 가입한 적이 없는데 지난 6년간 부당한 요금을 냈다고 생각하니 너무 황당하다”면서 “부당요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요구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모(35·경북 포항시)씨는 98년~현재까지, 황모(41·강원 속초시)씨는 97년~2002년까지 본인도 모르게 자동연결 서비스에 가입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사장은 “내가 무단으로 자동연결에 가입시킨 고객들의 경우 대부분 해지시켰지만 아직까지 10%가량은 해지를 못시켰고 타 대리점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안다”면서 “내 예상이 맞는다면 현재까지 해지가 안돼 부당한 요금을 내고 있는 고객이 전국적으로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매직엔도 수십만명을 몰래 가입시켰다”▽

그는 또 ‘매직엔’서비스와 관련해서도 수십만명의 KTF 가입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 피해고객의 숫자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98년부터 시작한 매직엔의 경우 2001년 9월까지만 해도 수십만명이 가입했다”면서 “이들 대부분이 무단으로 가입된 고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리점들이 본사의 강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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