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G7’(1급 고위직 7자리) 중 9기는 핵심 요직 세 자리를 장악하고 있다. 이수혁(李秀赫) 차관보와 송민순(宋旻淳) 기획관리실장, 이선진(李先鎭) 외교정책실장이 그들.
이들 3명은 대학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 이 차관보와 이 실장은 서울대 외교학과(68학번) 동기다. 송 실장도 학과(독문과)만 다를 뿐 같은 문리대 68학번. 특히 송, 이 실장은 하숙집 한방에서 1년 이상 동고동락한 인연이 있다.
이들 간 선의의 경쟁도 화제다. 국장이 될 때까지는 송 실장이 셋 중 가장 앞서갔다. 외교부의 핵심요직인 ‘북미1과장→북미국 심의관→북미국장’을 거친 송 실장은 ‘G7 진입 0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 직후 이 차관보는 6자회담 수석대표로, 이 실장은 다자외교의 총괄사령관으로 맹활약했지만 송 실장은 ‘그동안 주류였다’는 이유로 소외됐다.
‘경기도 자문대사’로 물러나 있던 송 실장이 G7에 오른 것은 두 동기보다 1년여 늦은 올 8월. 외교부 관계자는 “복수차관제가 도입되면 9기 중 한 명이 발탁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며 “이번에는 셋 중 누가 앞서나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외교부 본부의 국장은 12기의 전성시대. 김숙(金塾) 북미국장, 박준우(朴晙雨) 아태국장, 오준(吳俊) 국제기구정책관, 김영석(金榮錫) 구주국장, 김원수(金垣洙) 정책기획관, 이준규(李俊揆) 재외국민영사국장, 이광재(李光宰) 아중동국장 등이 모두 12기다. 이들 중 일부는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의 신임이 각별해 ‘G7급 국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외교부 내에서는 12기의 득세에 대해 “다른 기수에 비해 실력 있는 인물이 많기 때문”이라는 평가와 “외무고시 정원을 50명으로 대폭 늘린 기수(12∼15기) 중 첫 세대여서 ‘장남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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