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李교육 수신제가도 못하면서…” 비난 봇물

  • 입력 2005년 1월 6일 13시 54분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와 전교조, 참여연대 등 교육시민단체 대표들이 6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총리의 임명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와 전교조, 참여연대 등 교육시민단체 대표들이 6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총리의 임명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
신임 이기준 교육부총리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장남이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의 장남은 99년 3월부터 2001년 7월까지 28개월 간 공익근무로 병역의무를 마친 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이 부총리는 당시엔 이 사실을 몰랐다가 나중에 호적등본을 떼어본 뒤에야 알게 됐다는 것.

이 부총리는 이와 관련 6일 오전 KBS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남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거기서 직장을 갖고 있었고, 나이가 40세 가까이 된 가장으로서의 선택인 만큼 아버지로서 존중해 준것”이라고 해명했다.

▶ 이기준 신임 교육부총리 ‘도덕성’ 논란 (POLL)

그러나 누리꾼(네티즌)들의 반발은 거셌다. 언론사 사이트 게시판과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교육부총리 인사 관련 비난 글이 넘쳐나고 있다.

이 부총리가 서울대 총장 시절 판공비 과다 사용 문제와 재벌그룹 사외이사 겸직으로 임기 만료 6개월을 앞두고 불명예 퇴직한 전력이 있는데다, 장남이 상의없이 국적까지 포기했다면 교육부 수장직에 부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아이디가 ‘soocheun’인 누리꾼은 “자기 자식 교육도 제대로 못시키는 분이, 어떻게 남의 자식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총리가 될 수 있나”며 “나라 망치는 인사정책의 단면을 보는 듯 하다”고 비난했다.

‘hspjd’는 “아들이 국적버리고 미국인 된 것도 몰랐다니, 개그도 대단한 개그”라며 “해명대로라면 이 부총리는 수신제가(修身齊家)도 못한 사람이고, 알면서 거짓말했다면 도덕성이 부족한 사람이니,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남은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라고 일침했다.

또 “자식이 버린 나라에서 애비는 정승질 하겠다는데, 민초들은 제 자식에게 국가에 충성하라고 교육시키며 허리가 휘도록 힘겹게 살아간다.(kjg4002)”, “변명을 해도 어찌 이렇게 상식에 맞지 않는지(agentbsn)”라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일부 “이 부총리가 허물이 많았음에도 발탁된 것은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정치인의 인성이나, 가족사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CLUB GEO)” “아들이 성인인데 아버지가 말릴 수 있겠냐(sks8517)”는 의견도 있었다.

동아닷컴과 포탈 사이트 실시간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부적절한 인사’라는 응답이 80%가 넘었다.

6일 오후 2시 현재 동아닷컴 조사 결과‘부적절하다’는 답이 87.7%, ‘적절하다’의견은 9.6%였다.

같은 시간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87.5%가 ‘부적절하다’고 답한 반면, ‘적절하다’는 의견은 8.8%에 그쳤다.

미디어 다음 조사결과는 격차가 더 벌어져 92%가 ‘부적절한 인사로 반대한다’고 답했고, 8%만이 ‘업무능력 우선으로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야후에서는 ‘도덕성 고려 않은 부적절한 인사’란 답변이 88%를 차지했다. ‘능력 고려한 적절한 인사’로 판단한 네티즌은 8%에 그쳤다.

이 같은 논란에도 청와대는 교육부총리 인선을 재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남의 국적 포기 문제 등은 청와대 민정팀에서 인사 검증을 하면서 이미 다 체크됐던 사안”이라며 “이제 열심히 일을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 그의 업무수행역량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중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송자 전 교육부 장관은 부인과 딸의 이중국적 문제와 삼성전자 사외이사 겸직 문제가 불거지면서 24일 만에 중도 낙마한 전례가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盧대통령, 李교육 '두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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