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中 폭거, 盧 정부 짝사랑 탓”

  • 입력 2005년 1월 14일 15시 00분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김문수 의원 일행의 탈북자 인권 기자회견 무산과 관련해 14일 “중국의 오만불손한 태도는 한국의 저자세 외교가 한몫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중국측이 전날 ‘중국법과 관례’를 들어 한나라당 의원들의 사과를 요구하자 이날 논평을 내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은 로마시대에나 통하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곰곰히 생각해보면 중국의 이런 비상식적인 무례함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대안이라며 난데 없는 사모의 정을 끊임없이 표현했던 노무현 정부의 눈먼 ‘중국 짝사랑’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는 ‘할 말 좀 하겠다’고 나서고, 빚진 것도 없는 중국에 대해서는 저자세, 아양떨기, 눈치보기 등 굴욕적이고 굴종적인 외교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전 대변인은 “다시는 이런 수치스러운 일이 없도록 정부는 외교라인을 단호히 문책해야 한다”며 “중국과의 친분 쌓기와 정치인의 중국 유학 뒷바라지에만 관심을 쏟는 대신, 할 말을 할 수 있는 외교라인으로 바꾸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언론자유를 짓밟고 외교관 신분으로 방문했던 한 국가의 국회의원을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한다면 2008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을 치러낼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김문수 의원과 배일도 의원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당시 현장에 있던 한국 외교관들도 중국 공안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공개했다.

배 의원은 “괴한들이 실내등이 꺼진 상태에서 대한민국의 외교관들에게 거리낌 없이 폭력을 행사했는데, 총영사 등 우리 외교관들이 별다른 저항을 할 수 없는 강압적인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사건 직후 중국 북경시 공안국 출입국 관리처 부국장이 찾아와 물리력 동원 등에 대해 정식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아직 그런 내용을 듣거나 보고 받은 바 없다”면서 “일단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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