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이렇게 하면 ‘대박’ 난다

  • 입력 2005년 2월 9일 10시 50분


세뱃돈 없는 설날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특별히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설날은 어린이날, 생일과 더불어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루다. 평소 갖고 싶었던 값비싼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을 만큼 큰 돈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인터넷에는 설날 세뱃돈 많이 받는 방법을 주고받는 누리꾼들의 글이 많다.

이들은 외친다. “내 사전에 ‘과유불급’은 없다. 오직 ‘다다익선’ 뿐”이라고.

‘pagsaogu’란 누리꾼은 책에서 본 내용이라며 5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무조건 세배한다. 세뱃돈 줄 사람 이름을 미리 수첩에 적어가며 체크한다. 세뱃돈 줄때까지 귀엽게 애교를 부린다. 사촌동생들에게 잘해준다(삼촌 공략법).세뱃돈 못 받아서 삐친 척 한다가 그것.

불쌍하게 보이는 게 최고라는 주장도 있다.

누리꾼 ‘cycy0104’는 “수수하고 불쌍해 보이는 옷을 입고 아픈척하면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부’가 최고라고 단언했다.

그는 “인사와 심부름은 기본이고 설거지도 효과적”이라면서 특별히“ ‘안마’는 100% 효과를 보장한다”고 적극 추천했다.

누리꾼들의 이런 세태를 반영해 유머 사이트 마이팬(www.myfan.co.kr)에서 제작한 ‘ 포토 드라마’가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다.

제목은 설날 세뱃돈 많이 받는 방법.

내용은 이렇다.

먼저, 화려한 복장을 준비할 것.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누나가 “꼭 이런 옷을 입어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동생에게 한 마디 한다. “투자한 만큼 버는 거야.”

둘째, 세배가 끝나는 순간 손을 내민다.“귀엽고 예쁘게 잘 클게요”같은 깜찍한 멘트는 필수란다.

셋째, 세뱃돈을 주기 전까지 일어나지 않는다.

넷째, 대상과 시기에 적당한 멘트로 무장한다.

즉 “참고로 작은 아버지는 오만원 주셨습니다”같은 경쟁심을 유도하는 멘트나 “주시는 액수만큼 좋아하는 순위는 올라가겠습니다”처럼 비장한 말, 아니면 “주시는 금액만큼 오래 사세요” 라고 귀여운 협박을 하는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멘트를 구사해야 한다는 것.

이밖에 잔돈이 없는 사람을 대비해 거스름돈은 충분히 챙기고 혼란을 틈타 이미 세배를 드린 분께 한 번 더 하는 등의 방법이 제시됐다.

그러나 동전에는 양면이 있듯 받는 사람의 기쁨 뒤에는 주는 사람의 부담이 있기 마련.

ID가 ‘nabinalja’인 한 주부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설날 조카들에게 줄 세뱃돈이 큰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명절이 노동절이라는 대한민국 며느리로서 설날 가사는 별 부담이 없다”면서 “사실, 정작 부담은 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쪽, 저쪽 합해서 조카가 몇 명인가. 머리 큰 조카들 만 원짜리 한 장 줄 수도 없고…늦둥이라 아직 대학생인데다 이제 3월이면 군인 갈 막내 남동생도 주머니에 용돈 조금 넣어줘야 할 테고…으윽…. 이쯤 되면 며느리 노동절 무서워서 생기는 며느리 증후군이 아니라 조카들 세뱃돈 무서워서 생긴 세뱃돈 증후군이라 할 수 있겠다”며 “아이고~소리가 절로 난다”고 토로했다.

한편 초등학생 4명 중 1명이 설 세뱃돈으로 10만원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교육사이트 에듀모아(www.edumoa.com)가 최근 초등학생 회원 1만4천6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2.6%인 3천314명이 보통 설 세뱃돈의 합계금액이 10만원을 넘는다고 응답했다.

이어 1천∼1만원, 2만∼3만원, 3만∼4만원 등 10만원 이하의 금액이 만원대별로 각각 5∼8%를 차지했다.

이들은 설이 좋은 이유로 `세뱃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46.8%), `친척,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기 때문'(29.4%) 등으로 응답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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