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언젠가부터 TV에서 자주 듣는 광고다. 이 시대 고달픈 아버지들을 응원하는 이 광고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힘든 시대일수록 희망은 ‘가족’이기 때문일까.
인터넷에 ‘패밀리즘’(가족주의)이 확산되고 있다.
‘효도하자닷컴’은 매달 8일을 ‘누룽지데이’로 정해 평소에 못한 효를 실천하자는 캠페인을 벌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한 인기 포털 사이트는‘아빠에게 사랑을 전하자’는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누리꾼(네티즌)들의 참여가 거의 폭발적이다.
단 하루 만에 약 4000여건이 넘는 사연이 게시판에 올라와 보는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스물넷이나 나이를 먹고도 아버지와 말도 잘 안 했습니다. 이제껏 고생만 하시고 건강마저 나빠진 아버지, 군대갔다 와서도 밖으로만 나돌던 이 아들은 ‘사랑합니다’ 보단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먼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술을 지긋지긋하게도 드셨던 아버지. 용돈을 드리면 또 술을 드실까봐 잘 안 드렸습니다. 고깃집에 모시고 가 맛 나는 고기 한점에 술 한잔 대접도 못했습니다. 아버지, 당신께 너무도 마음을 잠가버린 이 딸을 용서 해 주실런지….”
“언제나 저를 위해 힘들어도 묵묵히 참으셨던 아버지, 그런 당신을 보면서 전 뒤에서 혼자 울었답니다. 수술 후 장애 5급 판정을 받으셨음에도 저녁 늦게까지 일하시고 제 옆을 지켜주셨죠. 이젠 제가 당신을 지켜 드릴께요.”
“9년간 엄마가 두고 간 두 딸을 홀로 키우신 아버지. 무뚝뚝한 탓에 아빠 얼굴 제대로 바라본 적 없고 손 한번 잡아 드리지 못했지만, 아버지 정말 사랑해요.”
“어릴땐 아버지를 무척 싫어했어요. 그 분은 제게 손님 같은 존재였거든요. 왜 이제서야 알게 된 걸까요? 아버지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는 사연도 많았다.
“하늘나라에 가신 아버님이 오늘따라 유난히 그립습니다. 이번 명절에는 온 가족이 저희 집에 모였지만 당신의 자리는 빈자리였습니다. 아버지… 목이 메여오지만 인터넷으로 나마 당신을 불러 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영원히 제 마음 속의 영웅입니다.”
“아버지는 뇌출혈로 2년간 식물인간으로 계시다 가셨습니다. 홀로 저희 3남매 키우느라 고생만 하셨는데….아버지, 정말 보고 싶습니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마음의 쉼터인 가족을 되돌아보게 된다. 사오정, 오륙도…어려워진 살림, 가벼워진 주머니로 어깨가 축 처진 이 땅의 아버지들에게 전하는 자녀들의 ‘사랑 메세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