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주류인 이재오 의원이 노 대통령에게 격려편지를 모아 전달키로 한 당 지도부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22일 자신의 홈페이지(http://leejo.net/)에 올린 ‘한나라당 정신 차려야 한다’는 제목의 긴급발언을 통해 ‘격려편지 보내기’를 “뚱딴지 같은 발상”이라고 혹평하며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얼마 전 제천 연찬회에서 당이 나갈 길과 지도부의 무능한 지도력에 대해서 비판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고 전제 한 뒤 “당은 당내외의 현실에 대해 냉정한 자기반성과 대안제시가 필요함에도 얄팍한 온정주의로 국민을 현혹시키려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금 노 대통령에게는 북핵문제, 경제문제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며 “이것을 포기하는 것은 야당 되기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 (편지보내기 라는) 눈가림을 통해 한나라당에 쏟아지는 비판을 일시나마 모면하려는 한심한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쓴 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서도 당이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중앙부처의 거의 전부를 옮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도이전 위헌판결에 정면 배치된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라고 반문하며 “한나라당이 수도 서울을 지킨다고 하는 확실한 의지를 표명하고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한나라당은 어떤 이유로든 수도에 준하는 행정부의 대폭이전을 반대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신행정수도 후속 대책과 관련해 여야가 이전범위를 둘러싸고 막판 조율중인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선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이전하지 않는 전제로 최대 14개 부처까지 옮길 수 있다는 협상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당내 민주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연찬회 직후 전여옥 대변인의 홈페이지글로 촉발됐던 ‘친박(親朴)-반박(反朴)’논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에 대한 충정의 발언을 연찬회가 끝나자마자 친박이니 반박이니 하며 당을 분열로 몰고 가려는 자들의 음모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계속해서“한나라당은 당 안팍의 비판을 통해서 건전하고 튼튼한 야당의 길을 걸어야 한다. 비판을 봉쇄하고 분열로 오도하며 비판을 패 가름으로 매도하는 것은 건전한 야당이 되기를 포기하고 당을 특정인의 사당으로 전락시키는 불순한 의도”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서 자신이 제기한 두가지 문제를 포함해 국내외 정세에 대한 현안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의총을 열자고 제안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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