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이명박 ‘군대동원’ 본심…대통령 될까 무서워”

  • 입력 2005년 3월 2일 17시 11분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좌), 이명박 서울 시장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좌), 이명박 서울 시장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을 상대로 입심대결을 펼쳤던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상임고문이 이번에는 이명박 서울 시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 고문은 2일 노사모 홈페이지에 ‘이명박 시장님, 군대가 필요하신가요’라는 글을 올리고 “군대동원 발언은 이 시장의 평소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고문은 “솔직히 이명박 시장의 이른바 대권욕망이라는 게 얼마나 치열하고 강한가”라며 “시장에 당선이 되자마자 굵직굵직한 일들을 많이도 벌여 놨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하여튼 하루가 멀게 일들을 벌이는 데 이게 모두 대권욕심과 관련된다고 사람들이 오해를 하기 때문에 이번 군대 동원 발언은 기름에 불을 그어 댄 셈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대권이 바로 눈앞에 있는 데 신행정수도이전이 산통을 다 깨 버린다고 생각한 나머지 앞뒤 생각 없이 한 말이 바로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신행정수도이전을 막고 싶다는 고백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이 시장은 군사 쿠데타 세력의 덕으로 출세한 수혜자”라며 “대학생 시절 6.3데모 때 3년 형을 받는 등 군사독재에 맞섰다고 항변하지만 그것이 오늘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호된 시집살이를 하던 며느리가 시어미가 되면 더욱 독한 악질이 된다”면서 “이 명박 시장이 출세 가도를 질주하던 시절과 군사독재가 칼바람을 휘두르던 시대가 맞물려서 이시장의 군대동원 발언은 더욱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인구분산과 국가의 균형발전이 마치 나라를 망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급기야 신행정수도이전을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막고 싶다는 군사 쿠데타적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면서 “그걸 보면, 만약에 이 시장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라도 된 후 반대세력이 떠들어 대면 당장 계엄령을 내려 군대를 동원할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이 시장에게 충고 하겠는데, 제발 유난 떨지 말길 빈다”며 “시간은 3년이나 있고 할 일은 많다. 김현미 대변인이 말한 것처럼 여의도에 와서 살지 말고 시장 실에 앉아서 서울의 살림이나 잘 연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정치인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양잿물도 마시고 악마와 입도 맞춘다지만 그것도 정도 문제”라며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주책이나 떨고 말실수나 연발하면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인간대열에서 낙오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고문은 “진중하게 처신하면서 진심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분골쇄신 땀 흘린다면 군대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국민들이 기꺼이 대통령으로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글에서 이 고문은 재산가인 이 시장에게 재산의 절반을 서울시에 있는 노숙자들에게 기부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고문은 “재산 신고액수를 보니 이 시장의 재산은 자치단체장 중에서 제일 많은 186억7백만 원”이라며 “절반만 뚝 잘라 서울의 노숙자들을 도와 준다면 이 시장이 서울을 봉헌할 정도로 지극히 섬기는 하나님이 ‘우리 명박이 짱이야’ 하시면서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난 24일 취재진 10여명과 점심 식사를 하던 중 기자들이 여야의 행정복합도시 법안 합의에 대한 대책을 묻자, “없지 뭐. 어떻게 해. 군대라도 동원할까?”라고 말했었다.

이날 발언은 인터넷 언론들을 통해 이슈화됐고 이 시장측은 “농담조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