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세력화를 선언하고 박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똘똘 뭉친 박사모.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부 회원들은 박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 회원은 “능력이 안되면 물러나시는 게 어떻겠나”라며 “나라도 작은데 무슨 수도가 2개씩이나 필요한가, 차라리 박대철이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여기서 ‘박대철’은 TV드라마 '영웅시대'에서 이명박 서울 시장을 상징하는 인물.
이밖에 여러 회원들은 “그동안 박 대표를 열심히 지지했는데 충청도표가 탐나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했는가. 본회의에서도 방관으로 일관한 박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은 존경하지만 박 대표에게는 실망이다. 이번 일로 박 대표의 대권도전은 물 건너 간 것 같고 한나라당은 존립 자체도 위협 받을 것이다."
"헌법재판소까지 위헌을 내린 사안을, 그동안 열린우리당에 그렇게 당해 놓고서 이제와 왜 합의한 건가. 국가 백년대개를 생각해야지 표 단속만 하는 게 유능한 정치인인가”라고 성토했다.
하지만 박 대표를 옹호하는 의견도 많다.
“미래를 봐서 이 기회에 당을 제대로 리모델링하자. 박 대표를 흔드는 세력을 도려내야 한다.”
“의원 각자가 결정한 만큼 당 대표 및 지도부에 책임을 지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책임은 지지않고 비난만 하는 의원들은 진로를 정하라.”
“싫으면 당을 나가라. 열우당에 투항을 하거나 새로이 깃발을 꽂아 국민의 동의를 구하라.”
“탄핵 역풍 속에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을 내준 마당에 박대표가 초인과 같은 자세로 121석이나 이뤄냈다. 어려운 때일수록 박 대표를 지지해야 한다”고 박 대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일부 회원들의 이탈과 반발이 박사모의 대대적인 분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3일 오후부터 박대표를 지지하는 글이 줄이어 올라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진정되고 있다. 지지를 철회하던 회원 중 일부도 향후 박 대표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 대표는 4일 새벽 자신의 미니홈피에 ‘약속’이란 글을 올려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우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자리에 왔는지를 잊어버리게 되면 잘못된 판단으로 실패를 연속해 쓰라린 후회를 하게 될 것”고 우회적으로 심경을 표현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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