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의장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신기남 의원은 11일 개인홈페이지에 남긴 글을 통해 “파벌과 계파의 장벽을 넘어 단결의 기운을 만들고 싶었는데 결국 패배했다”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신 의원은 “실용 때문에 개혁이 사그라질 것을 우려해 출마했었다”면서 “파벌에 기대지 않더라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과 결혼식을 올리려다가 약혼식에서 퇴짜를 맞았는데, 사랑의 기술이 부족했다”며 “패배의 독배를 보약이라고 당당하게 패배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당원의 말을 빌려 “조직의 쓴 맛이 두려워 특별한 세력에 굴복하지 않고, 개혁적 당원들을 믿고 홀로 서겠다”며 “정치개혁과 신당창당에 앞장섰던 제게 무슨 두려운 것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스님의 글이라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외롭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개혁의 길을 당당히 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신 의원의 이런 글은 예비경선이후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신 의원이 10일 예비경선으로 등을 돌렸다’ ‘신 의원측이 충격적인 예선 패배의 결과를 상당부분 정 장관측의 ’작품‘으로 간주한다’ ‘송영길 의원을 구명하기 위해 정 장관 계보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표를 옮겨갔다고 신 의원측이 의심한다’는 등의 일부 언론보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우리당에는 구 당권파인 ‘천신정’그룹이 붕괴될 조짐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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