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유시민 의원에게 우회적 사퇴 권고

  • 입력 2005년 3월 29일 11시 26분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상임고문이 열린우리당 당의장에 도전중인 특정후보에게 당의 공멸을 피하기위해서라며 사퇴를 권고했다. 이 고문은 사퇴해야 할 후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반(反) 정동영계, 친(親) 김근태계’를 선언한 유시민 후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은 29일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4월2일 열리는 열린우리당의 상임중앙위원 선거에서 공멸만은 피해야 한다”며 “죽으려면 혼자 죽어라. 사퇴하면 된다. 다 죽으면 누가 좋아하나. 이적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이번에 출마한 후보들은 열린우리당 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서도 소중한 인재들로 국가까지 경영할 충분한 자격과 경륜이 있는 재목들”이라면서 “비록 선거과정이라 할지라도 피차 넘어서는 안 될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선을 넘으면 그때부터는 전쟁”이라면서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가)미국과 이라크의 싸움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 고문은 “선거에서의 전투는 몸으로 치고받는 몸싸움이 아니다. 말의 싸움이다. 그러나 말이란 때로 피가 흐르는 육체적 상처보다 더 깊은 상흔을 남긴다. 그게 마음의 상처다”라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이어 “그런 의미에서 어느 누구와는 딱 인연을 끊고 누구와는 손을 잡고 식의 발언은 안하는 게 좋다”고 유 후보의 한겨례 21 인터뷰를 지적, 사퇴해야 할 대상이 유 의원임을 암시했다.

유 의원은 지난 21일 발매된 이 시사주간지 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정동영계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총선 이후 다수당을 차지한 그 좋던 초창기 4개월을 기간당원제를 폐지하기 위해 허송세월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또 “우리가 지향하는 정당개혁을 위해 연대할 수 있는 세력은 김근태계 밖에 없고 손잡고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분파투쟁이 아니라 민주적 지도부를 구성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이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이틀 뒤에도 국참연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다시는 안 보려고 작심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당의 소중한 자산의 편을 갈라서 얻을 것이 무엇인가”라며 “피차 속 들여다보이는 짓은 그만하라”며 유 후보를 비판했었다.

이 고문은 “당이야 바다로 가든 산으로 가든, 당장 표 몇 장 얻으려 동지의 가슴에 서슴없이 비수를 꽂는 잔인성은 우리가 기존의 썩은 정치에서 신물이 나도록 봤다"며 "제 얼굴에 묻은 시커먼 때는 보지 못하고 상대에게 손가락질 하는 모습은 성장하는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 이기명“당내 경선은 축제지 전쟁은 아니다” 전문

▶유인태 "유시민 발언 생뚱맞진 않아"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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