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천지산(天地山)’ 보도 이후

  • 입력 2005년 6월 13일 16시 29분


배일주씨. 사진제공=신동아
배일주씨. 사진제공=신동아
무독성 비소(砒素)항암제 ‘천지산(天地山)’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최근 천지산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진척돼 결실을 눈앞에 뒀다는 동아닷컴 및 신동아의 보도를 접한 독자들의 반응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암 환자가 많다는 반증으로 보여 씁쓸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다섯 집에 한 집은 암 환자가 있다”는 말이 맞는가 봅니다.

신동아가 6월호에서 한때 일부 암 환자들 사이에서 ‘기적의 암 치료제’로 불리다 1996년 ‘가짜 항암제’ 소동을 겪으며 잊혀져갔던 ‘천지산’의 최근 소식을 전했고, 동아닷컴은 신동아 발매와 동시에(5월19일자) 이 소식을 요약해 보도했습니다.

이후 신동아와 동아닷컴에는 “약을 구할 수 없느냐”는 암 환자나 가족, 친지 등의 문의가 쏟아졌습니다.

또 많은 독자들은 “임상시험의 대상이 될 수 없겠나”고 부탁하거나 일부는 “투자하겠다.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조르기도 했습니다.

독자들의 전화와 이메일, 방문을 받을 때마다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세요. 아직 약이 상품화되지 않았습니다. 구할 수 없습니다”라는 답 밖에는 줄게 없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독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에 대해 문의를 해와 더 이상 개별적으로 답변하는데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신동아의 협조를 받아 약에 관한 소식을 정리해 전합니다.

우선 첫 번째로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약을 구하는 문제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시판허가가 나지 않은 실험 중인 약이기 때문에 구할 수 없습니다. 허가나지 않은 약을 팔거나 주면 현행법 위반에 해당됩니다. 현재 1상시험이 거의 종료됐지만 아직 2상시험이 남아 있어 시판되기까지는 1년 이상 걸릴 듯 합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1상에서 이미 종양표지자 감소 등 항암효능이 밝혀져 2상 시험이 6개월 내에 끝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냐는 질문입니다.

“1상시험은 막바지 단계입니다. 하지만 아직 2상시험은 언제 어느 병원에서 할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시험 대상자를 선정할 단계가 아닙니다. 우선 2상시험 병원이 지정되면 그 곳에 입원중인 환자(주로 말기암)들 중에 희망자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최소한 가을은 돼야 3~4개 병원을 지정해 몇 가지 암에 대해 동시에 시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 번째 약 개발자 배일주(46) 씨의 최근 근황입니다.

“기사가 나간 뒤 약을 구하려는 환자 및 가족들의 전화와 방문공세에 시달려 한때 산으로 피해 있기도 했습니다. 또 방송국에서 무조건 카메라를 들고 찾아와 인터뷰를 요구하는 등 언론의 관심도 대단해 당분간 사무실 문을 닫고 약 개발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약을 팔 수 도 그냥 줄 수도 없는데 자꾸 찾아와 안타깝다’고 합니다.”

동아닷컴은 앞으로도 ‘천지산’과 관련된 소식이 있을 때마다 독자들에게 신속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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