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일자리를 소개시켜준 서울의 외국어학원에서 알선비 명목으로 자신도 모르게 월급의 25%를 챙겨간 것을 알았기 때문.
라이틀 씨는 “학원과 일주인간이나 싸워 결국 나머지 월급을 받아냈지만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고 있다”며 “그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 이건 범죄행위”라고 분개했다.
학위 변조와 한국여성비하 사이트 운영 등 크고 작은 말썽을 일으키는 외국인 강사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러나 외국인 강사들도 일부 학원의 횡포로 큰 피해를 입으며 한국에 대해 나쁜 편견을 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영어강사들에 따르면 일부 학원들은 고용형태와 근로조건, 임금조건 등을 속여 계약한 후 나중에 조건을 바꾸거나 다른 곳에 취직시켜 주겠다며 알선비를 챙기고 있다.
서울의 유명 영어학원에서 일했던 한 외국인은 “학원이 처음 계약할 때 연말보너스를 주기로 해놓고 연말이 다가오자 근무태만을 들어 일방적으로 해고했다”며 “내가 미국의 유명 대학교를 졸업했다며 광고까지 해놓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 외국인 강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코리아블랙리스트(ttp://koreablacklist.tripod.com)’에는 강사들을 부당하게 대우한 영어학원이 줄줄이 올라와있다. 많은 외국인 강사들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구체적으로 밝힌 뒤 “이런 학원에 취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학원들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해 취업할 때 참고하라고 사이트를 만들었다”며 “일부 한국의 악덕 학원들 때문에 많은 외국인 영어강사들이 피해를 입고 있고 일부는 한국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고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외국인 강사라고 밝힌 ‘snow28'은 “신촌의 H학원은 수당이 시간당 4만원이라고 하더니 나중에 3만원이라고 말을 바꾸더라”며 “이 학원에는 절대 가지마라”고 당부했다.
서울 신촌에 거주하는 미국인 보스켓 씨는 “일부 학원의 외국인 부당대우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나빠지고 있다”며 “수강생들은 외국인 강사의 자격에 대해 불평하지만 학원측 역시 외국인 강사들에게 정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서울의 영어회화학원 강사 P씨는 “경기침체 때문에 큰 학원 몇 곳을 빼고는 강사 월급도 못 버는 학원이 많다”며 “일부 학원은 외국인 강사들에게 고액 연봉을 제시해 일을 시킨 뒤 나중에 월급을 적게 주거나 근무 시간을 늘리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 관계자는 “외국인 영어강사에 대한 부당대우 신고가 가끔 들어온다”며 “이 경우 철저히 조사해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시정지시를 내리고 불응할 경우 학원을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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