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타임(summer time)제는 여름철에 그 지역의 표준시간 보다 시계를 1시간 앞당겨 놓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49~1961년과 1987~1988년에 실시됐다.
여름철에 길어진 낮 시간을 활용하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일찍 일을 끝낸 뒤에는 여가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자는 것이 재계 주장의 취지다.
그러나 많은 누리꾼들은 에너지 절약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직장문화에 비추어 볼 때 서머타임제의 도입이 근무 시간만 연장시킬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몇몇 대기업에서 실시했던 조기출근-조기퇴근제가 얼마나 제대로 지켜졌는가.(바람)”
“퇴근시간 때마다 상사 눈치 보면서 사는데…. 샐러리맨들을 더욱 곤란하게 만드는 제도가 될 듯.(햇살예찬)”
“7시 30분까지 출근하는 남편을 깨우기도 버거운데 서머타임을 적용하면 몇 시에 일어나란 말인가. (dottoro)”
여름에 1시간을 앞당겼다 계절이 바뀌어 1시간을 늦추면 신체리듬에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88년 서머타임 때 얼마나 피곤했는데 또 그런 소리를 하는가, 단순하게 에너지 절약만이 능사가 아니다. (w0504)”
“한국의 표준시는 일본에 맞춰져 있어 지금도 1년 동안 30분가량 서머타임제를 하고 있는 셈이다. 더 앞당기면 국민들 건강에 해롭다.(ms10008)”
‘아침생각’은 “서머타임이 잘 정착된 유럽은 시작이 부활절 연휴기간과 맞물려 있다”며 “시차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휴가를 주지 않고 실시하자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도 절약하고 좋은 아이디어다.(luzia10)”, “지금 살고 있는 미국은 3월에 서머타임을 시작했는데 전혀 피곤함을 못 느끼고 있다. 그리 나쁜 것 같지 않다.(달콤 민아)”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희범(李熙範) 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머타임은 에너지절약 효과가 높다”며 “다만 중국과 일본이 공조하지 않으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의원은 지난 3월 서머타임제를 실시하자는 내용의 ‘표준시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일본도 누리꾼들 반발 거세▽
한편 서머타임제 논란은 이웃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는 여야 150여명의 의원이 ‘서머타임제도 추진의원연맹’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지만, 누리꾼들의 압도적인 반대에 부딪혔다.
한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서머타임제는 태양의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보전하자는 것”이라며 “여가를 이용한 스포츠 레저 활동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고 국민 건강에도 이롭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누리꾼들은 여전히 “잔업만 증가할 뿐”,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수면시간이 더 줄어들 것”, “외식산업, 레저산업, 관광 산업 등 혜택이 있는 곳에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의 이권이 개입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등의 의견을 개진하며 반대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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