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회 고발교사, 성추행혐의 피소 위기

  • 입력 2005년 8월 29일 18시 07분


지난 3월 학생 폭력조직인 ‘일진회’의 실태를 고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서울 J중 정모(52) 교사가 학부모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을 당할 처지에 이르렀다.

피해 학부모들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강지원 변호사는 29일 “오늘 오후 학부모들과 협의를 한 결과 형사 고발과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진지하게 검토할 사항”이라며 “정황이 워낙 구체적이고 피해자가 여러 명이어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 변호사는 정씨가 현직교사라는 점을 감안해 △피해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교단을 떠나며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와 서울시 학교폭력대책위원회 활동에서 일체 손을 떼라는 내용의 ‘최후 통첩’을 보내고, 이를 수락하지 않으면 즉각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피해 학부모는 총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 협의회(학가협) 회원이였던 이들은 “자녀가 학교 폭력에 시달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모 교사를 찾아갔으나 돌아온 것은 신체적·언어적 성추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가협과 강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 학부모 A씨는 아이의 학교폭력 피해 소송을 준비하면서 수차례 상담을 받았지만, 정 교사는 상담은 뒷전이고 ‘성관계를 맺고 싶다’는 등 낯 뜨거운 소리를 했다고.

또 학부모 B씨는 저녁 식사 후 노래방을 찾은 자리에서 정 교사가 심한 신체 접촉을 했으며, C씨도 정 교사가 부르스를 추자고 하더니 성추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 D씨는 정 교사가 밤늦게 ‘모텔에 가서 상담하자’는 말을 하는 등 모욕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가협 관계자는 “피해자라고 나선 분이 4명이지, 사실을 확인한 결과 정 교사를 만난 대부분의 학부모가 그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며 “자녀가 학교 폭력을 당해 마음이 갈기 갈기 찢긴 부모들에게 이게 할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모 교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부모들에게 일진회 학생들의 성적 일탈 행위를 설명 하는 과정에서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반박하고 “성적 수치심을 느낀 학부모가 있다면 그에 대해서는 사과할 용의가 있지만 학부모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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