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백화점! 할인점! 당연히 정답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도 빼놓을 수 없이 바쁘다.
평소 시간 때문에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젊은 직장인들이 자신의 용모를 탈바꿈시킬 기회로 명절 연휴를 이용하기 때문.
직장인 김진희(28·여) 씨는 이번 연휴에 경기 성남시의 한 안과에서 라식수술을 받았다. 김 씨는 수술을 위해 연휴기간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그는 “여름 휴가기간을 생각했었지만 라식수술은 회복기간이 3~4일이면 충분해 추석 연휴가 적기라고 생각했다”며 “보통 땐 회사에 눈치가 보여 마음 놓고 병원에 가기조차 힘들다. 충분한 휴식과 내 눈의 건강을 위해 이번 연휴를 택했다”고 말했다.
▽ 연휴를 반납한 의료계 ▽
서울의 많은 안과와 피부과, 성형외과는 올해 연휴 휴가를 반납한 채 추석 특수를 누렸다.
라식·라섹 수술 전문인 S안과는 추석 당일인 18일만 제외하고 17일, 19일은 오전진료를 했다.
S안과 관계자는 “최근 직장인을 중심으로 명절연휴에 병원을 찾는 고객이 많아져 병원 문을 닫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불황에 허덕이던 강남 압구정동 일대 유명 성형외과들도 예약이 쇄도하면서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서울 압구정동 S성형외과는 연휴 기간 예약 건수가 평소보다 4배나 늘었다.
S성형외과 관계자는 “이번 연휴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회복이 빠른 눈 성형 예약이 많았다”며 “여름휴가와 방학이 끝난 뒤 예약이 주춤했지만 추석을 맞아 다시 늘었다”고 말했다.
중·소형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는 서울 강북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영등포역 부근 A성형외과는 연휴가 시작되는 16일에는 자정까지 수술을 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19일에도 직원들이 16일 수술 받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출근을 했다.
A성형외과 관계자는 “연휴기간 눈과 코, 지방이식 등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추석연휴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점을 빼주거나 피부 관리를 특별서비스로 제공했다.
▽ 피부 미인 열풍에 해외 교민까지 ▽
하얗고 투명한 피부 미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연휴기간 ‘피부과’의 주가도 높아졌다.
대형 프랜차이즈 L피부과는 연휴 전후인 16일과 20일은 전 지점에서 밤 9시까지 진료를 하고, 추석 바로 전날인 17일은 일부 지점에서 오후 진료를 했다.
연휴 기간 점과 잡티 제거를 위한 레이저 시술이나 필링(박피치료)과 같이 비교적 간단한 수술 환자들이 몰려 전 직원이 휴가를 반납한 채 근무했다.
L피부과 관계자는 “예약률이 평소보다 20~30% 정도 증가했다”며 “명절에 친지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에 온 해외 교민들까지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피부과 의료서비스 ‘클리더스 홀딩스’ 홍보실의 양정화 실장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명절 연휴기간에 자신을 가꾸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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