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팬들 “복권의 즐거움을 돌려달라”… 토토발매 중단

  • 입력 2005년 9월 30일 14시 25분


각종 스포츠경기 결과를 알아맞히는 스포츠토토 게임 발매가 지난 26일부터 약 한 달간 잠정적으로 중단돼 복권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갑작스럽게 토토게임의 발매가 중단된 것은 정부가 사행성 방지를 위해 연간 최대 300회까지 토토게임의 발매를 제한하고 있어, 일부 종목에서 올해 할당된 회차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

올해 토토는 지난 25일까지 야구토토(109회), 농구토토(92회), 축구토토(67회), 골프토토(3회) 등 모두 271개 회차가 시행됐다. 현재 남은 회차는 농구토토(25회), 골프토토(2회), 야구토토 랭킹(2회) 게임 등 29회 뿐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21일 개막되는 프로농구 시즌 전까지 약 1개월간은 사실상 토토게임이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소비자와 복권판매상들은 발행 중단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관계기관에서 미리 회차 부족을 예상해 회차를 늘렸거나, 한정된 회차를 늘릴 수 없다면 빅게임 위주로 토토를 배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주무 부처인 문화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홈페이지에는 이들의 항의 글이 매일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박종근 씨는 “토토는 야구, 축구, 농구 등 스포츠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한번에 수십만 원씩 탕진하는 성인오락실도 있는데 1만원하는 토토가 어째서 사행성인가. 회차를 늘려라”고 요구했다.

박정선 씨도 “한참 축구 K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유럽리그도 있는데 왜 사전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행을 중지하느냐”며 “횟수 제한을 없애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토토의 즐거움을 돌려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기치 못한 토토 발행 중지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복권 판매업자들의 비난도 많다.

김동욱 씨는 “마지막 축구토토가 발매되기 전에 당분간 발행이 중단된다고 왜 미리 공지를 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토토 판매업자들의 생계가 막막해졌다. 최소한 일주일 전에라도 알려주는 것이 원칙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관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투표복권사업단은 토토 발행이 중단된 뒤인 지난 26일에서야 해당 홈페이지에 뒤늦은 해명의 글을 올렸다.

투표복권사업단은 “먼저 회차 부족 때문에 축구 상품을 더 이상 발행될 수 없음을 사전에 공지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상품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회차 제한 규정에 대해 “토토 발행횟수를 확대하는 시행령개정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 개정안을 만들어 법제처의 심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도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2001년 토토게임을 시작한 이래 회차 부족으로 발행이 중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작년 12월부터 연간 300회로는 부족할 것을 우려해 관련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 간의 의견 조율이 늦어져 이런 사태까지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전에 발매 중지에 대해 미리 알리지 못한 이유는 불확실한 요인 때문이었다. 지금처럼 시행령 개정이 늦어져 회차 부족으로 이어질지 몰랐다”며 “소비자들이 남은 토토게임의 발매 시기라도 앞당겨 달라고 요구한다면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총 1000회까지 증차하는 방안으로 합의를 본 상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언제쯤 통과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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