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클리닉]중학생/사형제 폐지

  • 입력 2005년 10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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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논술 주제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형제는 제도에 의한 살인이며 흉악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는 폐지론과, “선량한 국민을 보호하고 흉악 범죄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존속론이 맞서고 있다. 사형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400자 이내로 논술하시오.

○이은정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중 3학년

우리 속담 중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말이 있다. 사형제도에서도 그렇다. 자신이 악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면 사형이라는 벌이 내려졌을 리 없다. 사형이란 그만 한 죄를 지었기에 내려진 벌이다. 살인범 등의 흉악범은 자신 마음대로 타인의 생명을 해쳤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해 정의가 살아 있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또한 사회적 범죄 예방과 억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오판의 가능성도 있겠지만 많은 증거와 여러 번의 재판에 의해 나온 판결인 만큼 그 가능성은 적다. ‘사형’이라는 제도가 사라진다면 사회는 더 혼란을 겪을 것이고 그만큼 사람들의 근심 걱정도 많아질 것이다. 사회 질서와 안전 유지를 위해 사형제도는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한나래 전남 여수시 여수여중 3학년

우리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흉악범들을 사형시키는 것이 사형제도이다. 그래서 사형제도가 의미하는 것은 사회의 흉악범들을 없애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사형제도가 수세기 동안 존재해 오고 있는 지금, 그들을 사형시킴으로 해서 우리 사회가 그러한 범죄들로부터 벗어난 것은 아닌 듯하다. 사형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쇄살인사건 등 잔인한 사건들은 계속 발생하여 사회의 문젯거리가 되고 있다. 즉, 사형제도는 범인들을 죽이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사형수들이 죽음으로 인해서, 그 밖에 어떤 다른 범죄자들에게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법이 줄 그만큼의 공포라든가 압박감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총평 : 비판적 사고 기르려면 남의글 많이 읽어야

남의 글을 평가해 보는 것은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비판적 사고는 논술문을 쓰는 데 바탕이 된다. 이은정 학생은 범죄의 예방적 효과를 중요한 논거로 삼아 사형제 존속을 주장하고 있고, 한나래 학생은 범죄 예방의 효과가 없음을 논거로 삼아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두 학생 모두 한 가지 논거를 바탕으로 주장을 하고 있다. 그 논거는 사형제의 범죄 예방 효과에 관한 것이다. 다만, 한나래 학생의 경우 ‘사형제도는 범죄 예방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폐지하는 게 옳다’라고 명확한 끝맺음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어느 쪽의 주장이 더 설득적인지를 평가하려면 논거의 타당성을 따져 봐야 한다. 사형제를 채택한 국가와 폐지한 나라의 범죄 증감률 등을 조사해 보면 사형제의 범죄 예방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논술문을 쓸 때 객관적 현상이나 사실을 논거로 삼으려면 반드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또 대부분의 사회 현상은 하나의 이유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범죄 예방 효과 이외에 헌법정신, 종교적 관점, 판결의 오류, 생명의 문제 등을 보완 논거로 삼았으면 객관성을 더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 중학생 다음(10월 18일) 주제

공자는 무질서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인(仁)과 예(禮) 사상을 바탕으로 여러 제후를 설득하려는 적극적인 삶을 살았다. 반면 노자는 세상의 혼란은 그릇된 가치와 억지로 하는 인위적인 행동 때문이라고 생각해 숨어 지내는 삶을 살았다. 공자와 노자의 삶의 태도를 살펴보고 어느 삶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 400자 이내로 논술하시오.

(관련 교과: 중학교 3학년 도덕 3단원 도덕 문제와 도덕 판단 인물학습·103쪽.)

○고교생은 7일까지, 중학생은 14일까지 학교, 학년, 주소, 연락처와 함께 글을 보내 주세요. 다음 주는 초등학생 논술이 실립니다. 50명을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글 보낼 곳: edu.donga.com/non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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