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자본주의식만 통일이냐?”

  • 입력 2005년 10월 12일 16시 24분


강정구 동국대 교수동아일보 자료사진
강정구 동국대 교수
동아일보 자료사진
“6·25는 통일전쟁” 발언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동국대 강정구(姜禎求·사회학과·사진)교수가 이번에는 “논리적으로 사회주의식 통일도 통일”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12일 오후 인터넷 매체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기고한 글에서 “무력이나 사회주의식 통일은 통일이 아니고 평화나 자본주의식만이 통일이라는 것은 사실논쟁이 될 수 없다”며 “하나로 합치면 통일이지 누가하면 통일이 되고 다른 누가 하면 통일이 안 된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주의식 흡수통일인 독일통일만 통일이고 사회주의식 통일인 베트남통일은 아직도 통일이 안 되고 분단되어 있단 말인지 대답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베트남 사람에게 물으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한 “6.25를 침략전쟁이라고 주장하는 보수세력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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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보법에서 북한은 주권국가가 아닌 반국가단체로 판시돼 있기 때문에, 6.25는 침략전쟁이 아니라 내전”이라며 “6·25를 침략전쟁으로 규정하는 보수세력은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셈이고, 이 때문에 국보법을 엄밀히 적용하면 사법처리 대상”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그러나 6·25가 내전이면, 곧 통일전쟁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며 “이렇게 되면 나에 대한 사법처리 요구는 불가능하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국보법의 사법적 잣대는 학문의 자유와 원초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며 “단 한 사람이 나와 같은 연구를 하더라도 국보법의 족쇄가 용납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6·25에 대한 필자의 냉전성역 허물기를 밀어주고 끌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강 교수는 11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광복 후 미국과 소련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여운형 선생이 집권했을 것으로 본다”며 “사회주의든 사회민주주의든 연립정권 형태의 정치체제를 향해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맥아더를 원수라고까지 표현한 것은 지나쳤다고 인정한다”면서 “처음엔 ‘생명 박탈자’로 묘사하려 했는데, ‘은인’과 대비되는 말을 찾다보니 ‘원수’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둘째 아들이 카투사로 군복무한 데 대해서는 “주한미군은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는 실체”라며 “그런 면에서 작은아들 일은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큰아들은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니다 직장을 잡았기 때문에 미국 회사에 취직했다. 작은아들은 너무 내성적인 성격이라 집사람이 (군복무에) 적응을 잘 못해 사고를 당할까봐 카투사로 보내려고 했다, 결국 집사람 고집을 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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