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주역’이라는 이유로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배제 당했던 홍사덕 전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득표율을 보시면 탄핵의 주역인 저에게 박빙의 지지를 보냈고 분위기에서는 완전히 앞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탄핵역풍이라는 말은 사실 한나라당내에 투항주의자들이 만들어낸 ‘종이호랑이’며 존재하지도 않았다”면서 “투표율이 조금만 높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탄핵의 정당성을 사실상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광주시민들에게 그저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홍 전 의원은 “선거기간 중에 장기표 대표(새정치연대)가 찾아와선 ‘탄핵 후 홍 선배 혼자서 (책임을 지고) 버티는 것을 보고 ‘저 당이 저래서야 되겠느냐’는 생각을 했다’고 소외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은 이번 재선거에서 한나라당이 4곳 모두에서 승리한 것과 관련해선 “담겨있는 메시지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얻은 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몰아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도 잘못하니깐 노 대통령 당에는 표를 줄 수가 없고 그래서 몰려온 표”라며 “가령 대구나 제가 나왔던 광주에서처럼 조금만 다른 선택이 가능하면 표는 금방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홍 전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박풍’과 관련해선 “이번 선거에서 박풍이 실존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대구에서 역전을 시킨 것도 제가 읽기에는 박 대표였고, 광주에서도 박 대표가 네 번 다녀가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은 선거기간 중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의원에게 ‘정치가 뭐 길래 40년 지기의 등에 칼을 꽂는가’라는 공개편지를 쓴 것과 관련해선 “애들(보좌진)이 너무 화가 나니깐 얘기를 듣고 그런 글을 썼지만, 친구는 친구”라며 “40년 친구인데, 잠시 그런 일로 소원해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은 “오늘(28일) 김을동(金乙東) 선거대책위원장 일행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조부 백야 김좌진 장군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고 30일 돌아오겠다”며 “광주시민들에게 보답할 길도 모색해 볼 것”이라고 말해 중국 방문 기간 동안 향후 정치적 진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