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소연, 카메라를 사겠다는 목표로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화장실에서 주유소 손님에게 성희롱을 당하지만 사장은 오히려 소연의 처신을 나무라는데…’
직장 내 성희롱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며 관련법이 제정된 지 벌써 6년.
우리 사회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직장 내 성희롱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옴니버스 극영화가 관객들의 호응 속에 시사회를 가졌다.
27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막을 올린 ‘화기애애’(감독 장희선).
이 영화는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이하 한여노협)가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위해 제작했으며,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직장내 성희롱이 여성에게 주는 고통을 적나라하게 전하고 있다.
영화는 성희롱에서 안전하지 않은 우리사회 직장 여성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이라서 직장 내 성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여성들의 현실을 고발한다.
한여노협은 “직장 내 성희롱이 여성에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알리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며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제작된 시나리오인 만큼 사실감과 현장성이 뛰어나다”고 자평했다.
영화 제목인 ‘화기애애’는 “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려고 했을 뿐, 성희롱은 아니었다”는 가해자들의 공통적인 핑계에서 따왔다. 또 성희롱이 없어져야 진정한 ‘화기애애’한 직장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기존의 영화들이 관련법에 대한 설명과 성희롱의 유형을 알리는데 그쳤다면 이 영화는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건강한 직장 분위기의 모델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4편의 옴니버스 극영화 방식으로 제작된 디지털 영화 ‘화기애애’.
첫번째 에피소드는 여고생의 주유소 아르바이트 경험을 다룬 ‘첫 경험’(22분). 두번째 ‘미선씨 이야기’(30분)는 은행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미선에게 정규직 채용을 미끼로 상사가 접근한다는 이야기다. 세번째 ‘무슨 일이 있었길래’(27분)는 10년 전에 겪은 성희롱의 후유증, 네번째 ‘각주구검’(25분)은 상사의 언어적 성희롱에 대응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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