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후폭풍' 이번엔 민노당차례?

  • 입력 2005년 10월 28일 17시 49분


10.26 국회의원 재선거의 후폭풍이 열린우리당을 휩쓸고 민주노동당으로 넘어가고 있다.

28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상임중앙위원단이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일괄사태에 한데 이어, 민주노동당도 울산 북구의 패배에 대한 당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울산발 후폭풍’이 처음 불기 시작한 곳은 27일 민노당 중앙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날 회의에서 주대환 정책위원장은 “어떤 형태로든지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혁신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최고위의 진퇴를 당원들에게 물어야 한다”며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했다.

그러나 한 최고의원은 “우리가 책임을 져야할 사안인가 의문이다. 내년 1월이면 퇴진하는데 그 때까지의 지도부공백은 어떻게 하는가”라며 반대의견을 표명했고, 이후 열띤 공방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울산 북구의 수성실패는 물론 나머지 3곳에서도 평균 3%대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것에 대해 집중적인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는 결국 지도부 책임론과 당의 쇄신문제를 다음달 2일 열리는 ‘최고위원회, 위원단, 시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끝났다.

그러나 주 위원장은 이날 오후 민노당 당원게시판에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혁신이 필요하다”며 “당원들에게 최고위원회의 진퇴를 물어야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우리 당의 유일한 선거구를 빼앗겨 버렸다. 지금은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할 때”라며 “‘제3당’이라는 지위와 ‘15%의 지지율’이라는 작은 성공에 도취해 자만과 오만으로 나아갔던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자”고 강조했다.

이후 민노당 게시판에는 선거 참패의 책임을 묻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빗자루’는 “예상되는 패배였는데도 별 대책을 세우지 못한 지도부의 무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당대표와 정책위원장, 사무총장, 최고의원들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도부 퇴진을 요구했다.

‘과객’도 “어떻게 만든 10석인가? 분노가 일어난다”며 “침묵으로 일관하는 위대한 당 지도부의 책임 있는 말을 들어보자”고 했다. ‘송재영’도 “당 지도부의 정세판단력과 기획력의 무능과 오판으로 안방에서도 패했다”며 지도부에 책임을 물었다.

이밖에도 선거 참패의 원인을 찾는 당원들의 의견이 게시판에 꼬리를 물고 있어 당원들의 분노는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민노당 관계자는 “논란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다음달 2일 연석회의에서는 지도부의 책임론과 당의 혁신방안 등에 대해 깊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선거 참패로 드러난 국민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