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세태 속에서 “여성은 ‘미모’, 남성은 ‘경제력’”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렇다면 실제로도 돈이 많은 남성이 그렇지 못한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은 여성들과 사랑을 나눌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최근 2005 한국 여성심리학회 동계학술대회 심포지엄에서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하나 발표 됐는데, 그 내용은 경제력은 남성에게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며, 오히려 외모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논문 ‘그들은 어떻게 다른가?(주현덕)’에 따르면, 자신의 경제력을 ‘중상 이상’이라고 평가한 남성들은 ‘보통 이하’로 평가한 그룹보다 6% 정도 연애를 많이 했으며, 통계분석 결과 경제력과 연애 경험은 극히 미미한 수준의 상관성을 보였다.
여성의 경우 경제력에 따른 연애 경험은 더더욱 별 차이가 없었다. 경제력이 ‘중상 이상’은 ‘보통 이하’보다 2% 정도만 연애경험이 많았을 뿐이다.
흥미로운 점은 외모가 남녀의 연애 경험에 끼치는 영향이다.
물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로 잘 생기고 예쁜 사람일수록 연애를 할 기회가 많아진다. 그러나 외모의 중요성은 남성 쪽이 여성보다 더 심했다.
자신의 외모를 ‘중상 이상’으로 평가한 여성이 ‘보통 이하’ 여성보다 12% 정도 연애경험이 많았던 것에 비해, 남성의 경우에는 ‘중상 이상’의 남성들이 ‘보통 이하’인 남성들보다 무려 26%나 연애 경험이 많았던 것.
비슷한 결과가 과거 외국에서도 나온 적이 있는데, 심리학자 파인(A. Pines)은 자신의 논문에서 “남성은 자신 생각보다 ‘덜’ 여성의 외모에 영향에 받으며, 여성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남성의 외모를 따진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남녀 모두 비슷한 조건이라면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사람이 연애를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태도 척도인 MALPS 분석 결과, 그동안 바람직한 연애태도로 강조되던 ‘다정함(낭만적)’ ‘유사성(동질성)’ ‘집중성(성실성)’ ‘허용성(너그러움)’ ‘유능함(똑똑함)’ 보다는 ‘개방성’이 높은 사람이 연애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주현덕(연세대학교 심리학과 박사과정)씨는 “적극적인 사람들이 더 자신감이 넘쳐 보이고 더 많은 연애 경험을 하게 된다”면서 “따라서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가 연애관계를 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20대 대학생과 직장인 1283명(남성 691명, 여성 592명)을 대상으로 지난 2005년 5월부터 10월까지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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