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리 “황교수 왜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어”

  • 입력 2005년 12월 30일 10시 47분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팀의 핵심 연구진인 서울대 의대 안규리(安圭里·사진) 교수는 30일 평화방송(PBC)에 추가로 이메일을 보내, 일부 언론보도와는 달리 “2005 사이언스 논문 조작을 최근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평화방송의 오동선 PD는 이날 자신이 연출하는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서 안교수가 29일에 이어 새로이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밝히고 그 내용을 소개했다.

오 PD에 따르면 안 교수는 “일부 신문에서 마치 자신이 황 교수의 논문 조작을 미리 안 것처럼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모 신문은 마치 제가 황 교수의 2005 논문이 제출된 이후에 논문 조작을 안 것처럼 오해를 줄 수 있는 기사를 내보냈다”며 “그러나 논문 조작은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 알았다. 그 이전에는 몰랐다” 고 해명했다.

안 교수는 또한 ‘황우석 교수가 왜 이렇게까지 무리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답한 속내를 밝혔다.

안 교수는 이어 앞으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손을 뗄 뜻임을 시사했다.

그는 ‘앞으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참여 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김수환 추기경에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거듭 용서를 청하면서 “이미 밝혔듯이 앞으로는 추기경님을 슬프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더 이상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의중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안 교수가 결국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교회 입장을 따른 것이다. 안 교수는 그동안 교회 지도자들에게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그만두라는 요청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교수는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의 책임론에 대해선 “조사위원회의 최종결론에 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에 앞서 안 교수는 전날 오후 조사위 발표 후 “최근까지 저 역시 줄기세포가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확신을 가지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 연구팀을 믿고 커다란 성원과 기대를 가지셨던 난치병 환자분들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는 내용의 장문의 사과문을 평화방송에 보내 국민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다음은 오동선 PD가 전한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의 일문일답 전문.


-안 교수는 가톨릭 신자이다. 그동안 교회는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반대 입장이고, 교회 지도자들은 진작부터 안 교수에게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손을 떼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었다. 앞으로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계속 참여 할 것인가?

“김수환 추기경에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메일의 마지막 부분에도 기록했듯 앞으로는 추기경님을 슬프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서울대 조사위 조사 결과 황 교수의 주장과 논문 대부분이 허위로 밝혀졌다. 안 교수는 황 박사가 왜 이렇게까지 무리했다고 생각하느냐?

“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부 언론에서 국정원이 김선종 연구원에 대한 돈 전달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가?

“저는 비용을 전달해 주신 분이 국정원 직원인줄 몰랐다.”

-황 교수팀에서 활동하던 여성 연구원의 난자 제공은 자발적인 것인가?

“이 부분은 제가 연구팀에 합류하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황 우석 교수와 함께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보느냐?

“조사위의 최종결론에 따라야 한다고 본다.”

-황 교수 논문의 조작을 안 시점이 언제인가?

“오늘 아침에 일부 신문의 보도를 보면 오해를 살만한 측면이 있다. 마치 제가 황 교수의 논문 조작을 2005년 논문이 제출된 이후 시점에 미리 안 것처럼 오해를 줄 수 있는 기사가 나왔다. 그러나 논문 조작은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 알았다. 그 이전에는 몰랐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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