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스스로를 휴대폰 판매 경력 2년차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이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아버지 어머니 쓰실 건데 가장 싼 걸로 주세요’라는 글의 일부다.
그는 설을 앞두고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노골적으로 싼 휴대폰을 찾는 손님들의 불쾌한 행태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생색은 생색대로 내면서 가장 싼 물건을 찾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파는 저도 기분이 상하지만, 옆에서 듣고 있는 어르신도 불쾌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어르신들에게는 복잡한 기능의 최신형 휴대폰보다 단순한 기능의 저가 제품이 편리할 수도 있다”면서도 “‘나이 드신 노인이 사용할 것이니 싼 것으로 달라’는 자녀들에게 진정한 감사의 마음이 있는지 의문”고 말했다.
▲ 누리꾼들 부모님 선물 가격 놓고 ‘와글와글’ ▲
스스로를 화장품 판매사원이라고 소개한 다른 누리꾼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소개하며 공감을 표시했다.
‘밀크~’는 “명절이 다가오면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 선물을 사러 오지만 ‘노인네 쓰게 싸고 양 많은 것으로 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하지만 본인의 화장품은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도 쉽게 구입한다. 판매원도 이럴 때는 기분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을 떠나서 부모님이 그동안 애지중지 키워주셨는데, 조금은 생각해서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쉬워했다.
이밖에 많은 누리꾼들은 “연세가 많으신 분들에게 기능 많고 비싼 물건이 필요 없다는 것은 무슨 고정관념이냐. 사용하는 법을 제대로 알려드리면 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jhkim’는 “판매원과 손님의 입장은 다르다. 판매원이 듣기에 그랬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손님이 ‘부모님 드리게 좀 싼 걸로 주세요’라는 말은 ‘기능이 단순해도 어르신들 쓰기 좋은 것을 추천해달라’는 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의 누리꾼들은 ‘부모님의 선물로 고가의 전자제품은 낭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디어’는 “아버지께 최신형 고급 휴대폰을 사드렸지만 문자 기능도 쓰지 않고 오히려 불편해 하신다”며 “너무 싼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비싼 제품을 선물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conne’도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부모님께 오래전부터 익숙하신 제품을 선물해드리는 건데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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