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연휴 1주일은 돼야…공휴일 조정하자"

  • 입력 2006년 1월 30일 15시 40분


“연휴가 너무 짧아 고향에 오고 가면서 시간을 다 보내거나, 다녀올 시간이 없다. 차라리 공휴일을 줄여서라도 연휴기간을 늘렸으면 좋겠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법정 공휴일을 줄이고 설과 추석 연휴를 길게 늘려 1주일 이상 쉬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올 설 연휴는 작년 추석처럼 주말과 겹치면서 실질적인 휴일이 3일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런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누리꾼들은 설 연휴기간이 너무 짧아 서울~부산간 차량 이동시간이 10시간 가까이 걸리는 등 시간과 에너지 낭비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온 국민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 자체가 결국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연휴기간 이동하는 예상인원은 전국적으로 6405만 명으로 지난해 설에 비해 5%가량 늘었다. 이는 평상시 보다 92%나 많은 인구 이동이다.

누리꾼 ‘역발산’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네티즌청원’ 코너에 “지난 추석에도 연휴가 주말과 겹쳐서 실질적인 휴일은 하루에 불과했고 올해도 마찬가지”라며 “짧은 연휴기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해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높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연간 공휴일을 늘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기존 휴일인 국경일을 조정해서 명절 연휴를 늘리자는 제안을 내 놓았다.

그는 “어린이날 등의 공휴일을 날짜로 정하지 않으면 된다”면서 “예를 들어 공휴일인 어린이날을 5월 첫 번째 일요일로 지정하고, 대신 명절 연휴를 하루 늘리면 된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많은 누리꾼들은 공감을 표시했다. ‘cmf’는 “명절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삭막해져 가는 우리의 삶과 질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찬성했다.

‘양반’ 역시 “명절에 오다가다 길에서 시간 다 보내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편안하게 덕담을 나눌 시간도 없다”며 “명절연휴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이’는 “어떤 대기업에서는 공휴일이 일요일 이면 다음날까지 쉬고, 명절 연휴도 앞뒤로 늘여주는 경우가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런 해택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중소기업 등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또 최대 15일 가량 휴가가 주어지는 중국의 설날인 ‘춘절’과 우리 설 연휴를 비교하기도 했다.

중국 춘절의 법정휴가는 우리나라와 같은 3일이지만 정부가 매년 요일의 변화 등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휴일을 발표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보통 7일간의 휴가가 주어지고, 지역에 따라 연휴기간은 최대 15일까지 늘기도 한다.

‘toc’는 “워낙 땅이 넓어서도 그렇겠지만 중국에서는 설날 연휴가 일주일에서 최대 15일까지다”며 “우리도 명절연휴 변경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대력에 따라 새해 첫날을 ‘로시하샤나’라는 명절로 삼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도 법정 공휴일은 2일이지만 공무원을 비롯해 대부분의 회사들이 보통 앞뒤 날짜에 휴가를 더해 일주일 정도를 쉰다.

미국은 최대 명절로 삼고 있는 크리스마스(12월 25일)의 법정 공휴일이 2일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회사들이 관례에 따라 새해 1일까지를 휴가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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